고령화 시대, 생활체육이 대안이다

▲ 울산시 남구 태화강 파크골프장에서 동호인들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파크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복지관·광장서 생활체육 즐기며
매년 市어르신체육대회도 참가
공공체육시설 도심편중 아쉬움
노인생활체육지도자 확보 필요

우리나라 노인인구 증가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14%인 725만여명으로 유엔이 정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1955~1963년에 태어난 73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곧 노인인구로 편입을 앞두고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울산도 총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11만2000명으로 9.6%에 달한다. 노인 인구비율은 9.6%로 전국 평균(13.8%)보다 낮지만, 전국 특·광역시 중에서는 높은 수준이다.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다양한 사회문제가 뒤따르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평균 수명 연장에 비해 건강 수명이 단축되면서 체육활동을 통한 건강수명 연장이 사회의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성공적인 노후생활과 노인복지 향상 측면에서 노인 생활체육 정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노인 체육활동은 건강 유지를 통한 성공적 노후생활 뿐만 아니라 노인 의료비 증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울산 노인 생활체육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살펴본다.

 

◇노인복지와 생활체육 접목한 생활체육복지

울산의 65세 이상 노인들은 복지관, 경로당, 지역주민자치센터 등에서 다양한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다. 울산시체육회가 노인들을 위해 운영 중인 어르신생활체육지도자들은 경로당, 지역 주민자치센터 등을 직접 가서 생활체육을 가르쳐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울산에는 5개 구군에 생활체육지도자 74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 중 15명이 어르신생활체육지도자다. 주로 생활체조, 요가 등의 생활체육을 가르치고 있다. 올해 누적인원으로 22만명이 생활체육을 즐긴 것으로 시체육회는 파악하고 있다.

노인들은 신체적 요건을 고려해 대부분 정적인 생활스포츠를 즐기고 그 중에서도 스트레칭 등 생활체조 종목을 주로 생활체육으로 활용하고 있다. 5개 구군마다 있는 게이트볼 장에서도 울산 노인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종목별 노인회 등이 주관하는 대회를 통해 실력을 겨루면서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 울산시 중구 함월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이 생활체육을 즐기고 있다. 함월노인복지관 제공

대한체육회는 2020년 주요 추진과제로 생활체육 프로그램 확대 보급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체육회는 생활체육 프로그램 보급을 통해 어르신체육활동 지원에도 나선다. 치매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어르신체육대회 부활도 고려하고 있다.

울산시체육회도 매년 울산어르신체육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 12회 대회에는 1365명의 노인들이 참가했다. 축구, 게이트볼, 배드민턴, 테니스, 에어로빅스, 볼링, 국학기공, 댄스스포츠, 파크골프, 탁구, 족구, 당구 등 12종목 경기가 진행됐다. 시비와 기금 등 6000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 12개 종목별 연합회가 주관해 생활체육 대축전 행사를 열었다.

노인들은 또 남구의 선암호수공원(에어로빅·국학기공)과 울산대공원(태극권), 야음공원(국학기공), 동구의 울산과학대 분수대(국학기공)와 꽃나루공원(생활체조), 울주군의 덕신소공원(생활체조)과 구영공원(국학기공), 중구는 MBC공원(국학기공)과 손골공원(국학기공), 다운체육공원(생활체조), 학성공원(생활체조), 태화근린공원(국학기공), 동천강(생활체조) 등에서 광장 생활체육도 즐기고 있다. 대부분 각 구군 생활체육회 지도자들이 4월부터 10월까지 이른 아침시간이나 늦은 저녁시간을 활용해 노인들의 여가시간 활용을 돕고 있다.

▲ 울산시 남구 선암호수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선암호수노인복지관 제공

◇선진국형 생활체육 활성화 방안 도입해야

하지만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생활체육 종목의 다양성이나 장소 등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영국은 이미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통해 선진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운동을 해야한다는 처방을 내리면 이 노인은 처방을 들고 스포츠클럽 매니저와 상담한다. 이 매니저는 처방을 토대로 체력을 측정한 뒤 그에 맞는 운동처방을 내리게 된다. 개인의 모든 정보를 받아서 일주일 단위로 체지방, 근육의 상태 등에 따라 짐볼 등의 운동처방을 한다. 이 때는 개인이 일부분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외에도 영국에는 전국 300여개의 사회적기업 형태의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사는 지역이 런던이어서 런던지역의 스포츠클럽에 가입을 하면 인근 도시 어디를 가서도 스포츠클럽이 있다면 생활체육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형태다.

울산의 현실은 열악하다. 울산시체육회에 따르면 울산에서는 내년에 처음으로 5개 구·군 중에서 남구국민체육센터가 스포츠클럽을 운영한다. 대한체육회 공모사업으로 1년에 3억원을 지원받는다.

노인 생활체육 종목도 현재는 일부 종목에 국한돼 있지만 뉴 스포츠 형태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테니스 코트의 절반만 쓰는 프리테니스는 영국에서 노인들이 즐겨하는 생활체육의 한 종목이다. 지팡이를 집고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의 한 종목이다.

이외에도 생활주변의 소규모 공원 등을 활용한 생활체육 인프라 구축 등 소규모 생활체육 시설도 노인들을 위해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처럼 체육진흥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체육시설을 복합화해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또 공공 체육시설이 도심권에만 편중돼 있는 점과 생활체육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홍보가 되지 않아 농어촌 지역 주민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점 등 공급자보다는 수요자 위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노인들의 생활체육 활동을 돕는 어르신생활체육지도자들도 예산을 확보해 더 많은 지도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박준수 시체육회 사무처장은 “노인 개인이 생활체육을 꾸준히 즐길 수도 있지만 소속감을 가진 상태에서 생활체육지도자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훨씬 더 꾸준하고 건강하게 노년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체육시설은 생산성 복지라는 점에서 체육시설에 대한 평가도 경영평가가 아닌 운영에 대한 평가로 바뀌어야 될 시점이다”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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