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호 사회부 기자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여느 날처럼 두 번은 없을 새 아침이다. 후회나 아쉬움보다는 희망찬 기대로 한 해를 열었으면 좋겠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Soeren Kierkegaard)의 말처럼 ‘인생은 뒤돌아볼 때 비로소 이해되지만 우리는 앞을 향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자 역시 지난해 초만 해도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태를 시민들의 힘으로 싸우고 결국 물리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과 권력의 속성은 그렇게 쉽게 달라지는 것이 아님을 또다시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 울산시정도 물 흐르듯 평탄치만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성과도 있었지만 새 정부 들어 울산 홀대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핵심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됐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과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립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의 벽을 못넘었고, 국보 반구대암각화는 십수년째 보전책을 못 찾고 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도 반대단체들의 목소리에 위기를 맞았다. 국립산재모병원 건립마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예타조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행히 새해 울산의 변화가 감지되는 희망찬 소식들도 들려온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등 첨단기술의 융합과 태화강 국제정원박람회 등으로 어려워진 울산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다고 한다. 새울 원전방사능방재센터 건립, 울산시립도서관, 어린이 테마파크 개관 등 시민 삶과 직결되는 반가운 공간들도 속속 생겨날 예정이다.

사실 이런 물리적 변화 말고도 새해에 정말 기대하는 변화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국정운영이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선 ‘네 편’ ‘내 편’이 서로 갈려 반대편의 목소리는 듣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을 조장하는 것이 오히려 이를 해결해야하는 정치세력들이라는 점이다.

새해에는 부디 이런 갈등과 반목들이 치유되고 좁혀졌으면 한다. 조금 덜 잘 살아도, 서로 마음을 보듬어주고 이해해주는 사회에서 사람은 더 행복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의 시구처럼 무술년은 부디 서로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함께 일치점을 찾아가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김준호 사회부 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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