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정민(31·사진)

떠오르는 충무로 대세 박정민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 출연
서번트증후군 앓는 역할 맡아
표정등 섬세하게 표현해 눈길

배우 박정민(31·사진)은 요즘 충무로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영화 ‘파수꾼’(2011), ‘들개’(2014)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2016년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서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으로 출연해 각종 신인 연기상을 휩쓸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에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오진태 역으로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넓혔다.

진태는 남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사람들의 질문에 늘 “네~”라고 대답하는 순수한 아이 같은 청년이다.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본 피아노 연주를 똑같이 재연해내는 피아노 천재이기도 하다.

박정민은 손짓과 말투, 표정, 구부정한 자세 등 서번트증후군의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함께 호흡을 맞춘 ‘연기신(神)’이병헌에게 밀리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처음에는 결핍이 있고,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면서 “그러나 배역을 준비하면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분들과 가족, 복지사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절대 불쾌하게 느끼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에 앞서 동네에 있는 특수학교에서 1주일에 한 번씩 장애가 있는 학생들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했다.

“어느 날, 자원봉사 담당자분께서 반 친구들의 개인적인 특징은 연기에서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죠. 그분들을 따라 할 생각으로 간 것은 아니었지만, 저도 모르게 제가 본 것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할 경우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죠. 그래서 그 뒤로는 책과 다큐멘터리 등을 보면서 (서번트증후군의) 일반적인 특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가 맡은 자폐증 증상 연기는 이미 ‘레인맨’(1988)의 더스틴 호프만, ‘길버트 그레이프’(1993)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말아톤’(2005)의 조승우 등 쟁쟁한 배우들이 소화한 적이 있다.

박정민은 그들과의 비교에 대해 “처음엔 신경 쓰였지만, 일부러 피해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분들도 연구하셨을 테고, 제가 보고 들은 것과 겹치기도 할 테니, 굳이 애써 피해가려고 하다가 오히려 걸려 넘어질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지난 한해 소처럼 일했다”는 그는 올해도 ‘소배우’를 예약해놓은 상태다. 1월에만 ‘그것만이 내 세상’과 연상호 감독의 ‘염력’ 2편에 연달아 얼굴을 내밀며, 이준익 감독의 ‘변산’, 장재현 감독의 ‘사바하’ 등 올 한해 4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