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남 양산지역 환자들이 시보건소에 등록,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대부분의 환자 보호자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바람에 가출 등 각종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현재 양산시보건소에 등록된 정신질환 및 치매 환자는 모두 131명으로, 보건소에서 정기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으며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등록환자 수는 보건소에서 추산하고 있는 양산지역 전체 추정환자 1천여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치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치매 및 정신질환자의 등록비율이 크게 저조한 것은 질환성격과 사회분위기 특성상 외부로 알려질 경우 환자는 물론 가족 모두가 놀림거리로 전락하는 등 피해를 보게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일 오전 0시10분께 양산시 동면 모아파트 주차장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정신질환자 이모씨(37)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는가 하면 앞서 1일에도 웅상읍 모아파트에서 2년전부터 치매를 앓아 오던 김모(82) 할머니가 가족들이 잠든 사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10층 아래로 뛰어내려 숨지는 등 미등록환자의 사고가 잇따랐다.

 양산시보건소 관계자는 "양산지역 전체 치매, 정신질환자 가운데 대부분이 가정에서 보호, 관리되는 바람에 환자에게 비효율적인 치료가 이뤄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조속히 시보건소에 등록환자로 등재해 환자에게 체계적인 진료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양산=김갑성기자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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