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동, 공무원·민원인 발길 줄며 매출급감 상권 급속 위축

율리, 두세달새 식당 등 잇따라 오픈 손님 발길도 이어져

▲ 16일 낮 12시께 울산시 남구 옥동 옛 울주군청사 인근 상가거리가 군청사 이전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까지 겹치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 남구 옥동에서 40년 가까이 더부살이를 해왔던 울주군청이 지난달말 청량면 율리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옥동과 청량면 상권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옥동은 공무원과 민원인의 발길이 끊겨 주변 음식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청량면 율리지역은 신청사 이전이라는 호재를 업고 활기를 띠고 있다

16일 울산 옥동지역 상인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남구 옥동 옛 울주군청사 인근 상권을 이용하던 700여명의 공무원과 민원인의 발길이 끊기면서 옛 울주군청사 인근에 위치한 음식점의 경우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점심 무렵에 찾은 남구 옥동 옛 울주군청사 인근 상권은 점심시간 대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청사 이전으로 공무원과 민원인의 삼삼오오 무리지은 모습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옥동에서 10년 넘게 아귀찜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양정이(여·66)씨는 “울주군청이 이전한 이후 전보다 매출이 30~40% 가량 줄었다. 우리뿐 아니라 옥동 상권이 전체적으로 많이 침체됐다”면서 “2~3달 전만 해도 홀서빙 직원 한 명을 두고 운영했지만, 지금은 남편과 둘이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영업하고 있는 다른 식당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식당 업주는 “옥동은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평일 점심시간 인근 관공서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식당 손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군청이 이전하면서 매출이 30~40% 가량 줄었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업무상 편의를 위해 군청 주변에 들어섰던 건축사사무소 등 크고 작은 사무실도 군청 이전과 함께 자리를 옮기면서 인근 음식점뿐만 아니라 커피전문점, 편의점, 이·미용실 등 상권 전체가 위축된 모습이다.

옥동 옛 울주군청 인근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정아(여·51)씨는 “군청사 이전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가게 윗층에 있던 사무실도 자리를 옮겨 지난달부터 매출이 전보다 70%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바로 옆 점포도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에다 군청사 이전으로 몇개월 전부터 비어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울주군청 바로 앞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미경(여·55)씨는 “군청사 건물을 남구청이 곧바로 매입한다고 해 거액의 권리금을 부담하고 매장 리모델링까지 하면서 편의점을 열었는데 군청사 이전으로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다”면서 “최근에는 건물 주변에 펜스까지 설치되면서 분위기가 더욱 적막해져 상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했다.

반면 울주군 청량면 율리 울주군 신청사 인근 상권은 청사 이전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인근 문수데시앙아파트 입주민들이 주를 이루던 이곳 상권 이용객은 지난달 말부터 울주군청 직원들과 민원인들로 점심시간이면 북적이고 있다.

인근 부동산관계자는 “군청사 이전 소식에 지난해 10월부터 2~3달 사이에만 인근에 식당 2~3곳이 새로 문을 열었고 지금도 문의가 계속 오고 있다”면서 “특히 군청사 이전 이후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 율리 주변 30여개 점포를 찾는 손님이 전보다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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