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여파로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급감했지만, 학원을 찾는 예비 고1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중학교 3학년 학생은 45만9천93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가는 학생들이다.

한 학년 위 학생(예비 고2)이 52만2천37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만2천 명 이상 적은 수다. 저출산이 본격화하면서 학령인구 감소에 가속도가 붙어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그런데도 학원가는 북적이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 겨울방학 예비 고1 원생 모집이 지지부진하지 않을까 우려했던 입시학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계속 바뀌는 대입 제도에 학생들이 적잖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에는 우려를 표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5개 기숙학원의 겨울방학 예비 고1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면서 “이달 23일 저녁 예비 고1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열었는데 한파에도 예상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올해 예비 고3이나 고2의 경우 대입 전형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해 입시를 준비하는 방법이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비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예비 고1은 교과목과 수업방식의 기준이 되는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학교에서 통합사회·통합과학 등 새로운 과목을 배우는 데 수능은 기존과 같은 형식으로 치러야 한다.

정부가 수능 절대평가 확대와 학생부종합전형 개선을 비롯한 대입제도 개편안을 2022학년도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재수할 경우 전혀 달라진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 소장은 “강남대성 윈터스쿨(예비 고1 겨울방학 종합반)의 경우 지난해보다 수강생이 10% 정도 늘었다”면서 “예비 고1은 학부모나 학생들이나 재수하면 곤란하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시제도뿐 아니라 학생 수가 줄면서 내신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예비 고1들에게는 부담이다.

내신은 여전히 상대평가 방식이어서 학생이 적으면 1등급을 받기 어려워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학생 수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 성북구의 A고교는 올해 신입생을 한 반에 15명씩 5반만 받는다.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7개 반, 110명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줄어든 셈이다.

1등급(4%)은 전교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야 받을 수 있게 됐다.

임성호 대표는 “예비 고1은 진학할 학교의 전교생 숫자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단순히 과거의 문제점을 고치는 수준이 아니라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학교 공동화 현상 등을 고려한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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