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실종된 창업가 정신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에 도전한 젊은 창업가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우리나라 최대의 공업도시 울산도 옛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자의 ‘기업가(창업가) 정신’에 의해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이때 울산의 청년창업 활성화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이끌어 낼 미래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울산시의 청년창업정책과 실태를 진단하고 건전한 창업생태계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본다.

10명 중 3명은 공무원 꿈
창업희망은 서비스업 1위
4차 산업혁명시대 걸맞은
신산업 도전 의지 떨어져
市 창업장려 시책들 주목

◇7.1%만 창업하겠다는 울산

울산시는 지난달 2016년말 기준 ‘울산광역시 청년통계’를 발표했다. 청년(19~35세) 통계는 청년들에게 맞춤형 지원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년인구는 25만7050명으로, 울산시 총인구의 21.9%를 차지한다.

설문조사결과 울산의 청년들은 응답자의 90%이상이 취업(일자리)을 선호했고 창업의지를 밝힌 청년은 7.1%에 불과했다.

취업희망분야는 국가기관·공기업이 32%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이 23.6%, 중소기업이 25.8%, 벤처기업이 1.9%, 외국계기업이 2.2%, 해외 취업이 1.9%, 전문직기업(법률회사 등)이 8.5%를 기록했다.

반면 청년들의 창업희망분야는 서비스업이 45.6%로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점 22.3%, 도매·소매업 8.7%, IT·신기술·벤처 8.7%, 제조업 4.9%, 부동산 임대업 2.9%, 운수업 1.9% 이었다.

이를 분석하면 울산의 청년들은 최근의 경제화두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IT·신기술·벤처와 제조업 분야 창업희망 비율이 13.6%에 불과했다. 창업비율도 낮지만 창업을 하더라고 첨단기술력이 요구되는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도전과 혁신보다는 기존 산업인 도소매, 숙박·음식점 등 안전성 위주 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여러 현실적 이유도 있겠지만 결국 울산의 청년들이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과 창업에 대한 욕구가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년창업 장려정책 성과 기대

청년들의 창업기피는 보신주의적 위험회피 문화가 만연한 사회라는 인식과 맥을 같이 한다.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도전의식보다 공무원시험과 같은 안정적인 일자리만 추구한다면 산업수도로 일컬어지는 울산의 도시미래와 경제적 성장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특히 주력산업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청년들의 고용절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때 울산의 청년들이 ‘창업가 정신’으로 무장해 창업에 뛰어들도록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청년실업률 해소 등 다양한 부가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울산시가 청년취업지원 캠프, 지역기업-청년교류 활성화,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다양한 창업지원 정책으로 청년들의 창업의지를 북돋우고 있지만 뚜렷한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청년창업펀드를 필요한 경우 대폭 확충하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지만 올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김기현 울산시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 청년들의 창업을 향한 도전정신은 울산의 새로운 산업과 미래를 열어가는 원동력”이라며 “울산의 청년들이 정주영 회장의 ‘창업가정신’을 이어받아 창업이 뛰어들수 있도록 시의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