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이탈리아 기행

나의 이탈리아 기행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반비
348쪽/ 1만8000원

재일 조선인 작가 서경식 도쿄 게이자이대 현대법학부 교수가 2014년 봄 이탈리아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감상했던 이야기를 묶어 펴냈다.

그는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소명’ ‘성 마태오의 순교’ 등에서 인간의 잔학함과 어리석음까지 놓치지 않고 그려냈던 ‘혁명가’의 모습을 발견한다.

저자가 ‘은밀히 좋아하는 화가’라고 고백한 조르조 모란디에게서는 미학적 실천의 차원에서 파시즘에 저항했던 모습을 읽어낸다.

포퓰리스트의 목소리로 뒤덮인 이탈리아 사회에서 오늘의 일본을 떠올리며 “인간성의 재건을 위해 힘겨운 증언자의 역할을 맡았던 프리모 레비가 살아 있었다면 무슨 말을 했을까”라며 탄식하기도 한다.

저자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예술이 어떠한 존재 가치가 있는지 즉시 답할 길은 없다면서도 “예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가, 라고 중얼거릴 수 있을 뿐이며 이 책은 그러한 ‘작은 목소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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