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권력투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몰디브 경찰들이 5일(현지시간) 수도 말레에서 압둘라 야민 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마우문 압둘 가윰(가운데 안경 쓴 사람) 전 대통령을 연행하기 위해 에워싸고 있다. 연합뉴스 AP 제공.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가 권력투쟁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압둘라 야민(59) 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15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모하메드 나시드(51) 전 몰디브 대통령이 미국과 인도의 개입을 요청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몰디브 국민을 대신해 요청한다. 마우운 압둘 가윰 전 대통령 등 수감된 정치범과 판사들을 석방하기 위해 인도가 군대와 함께 특사를 파견해 달라”고 밝혔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물리적 주둔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직접적인 개입을 요청하며 동시에 “미국 은행을 통해 이뤄지는 현 몰디브 정부 지도자들의 금융 거래를 동결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2008년 몰디브 사상 첫 민주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다. 그러나 2013년 야민 현 대통령에게 패배하며 물러났다.

이후 나시드 대통령은 쿠데타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몰디브 제1야당 몰디브민주당(MDP) 대표로 정치활동을 계속하던 중 2015년 2월 테러방지법 위반혐의로 체포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나시드 전 대통령은 복역 도중 척추 수술을 이유로 2016년 영국을 찾았다가 망명했으며 현재 스리랑카에 머물며 다음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야민 현 대통령과의 갈등은 야민 대통령이 야당 인사들과 반대파를 구금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두고 지난 1일 몰디브 대법원이 구금된 야당 인사 9명에 대한 재판이 정치적인 의도로 이뤄졌다며 석방 명령을 내렸다. 또 대법원은 야민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에서 탈당한 야당 의원 12명의 복직을 명령했다.

이들이 복직해서 의회로 돌아오게 되면 야민 대통령 탄핵 가결 정족수를 채우게 돼 탄핵이 진행될 수 있다. 이에 야민 대통령은 대법원의 석방명령과 복직 명령 이행을 거부하고 대신 압둘라 사이드 대법원장을 체포했다.

야민 대통령의 대법원 명령 불이행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 단체와 야당 지지자들은 현 정권 규탄과 야민 대통령 퇴진 시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에 맞서 야민 대통령은 15일 동안 지속되는 국가비상사태를 5일 선언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되면 대통령 지시를 받는 몰디브 당국의 범죄 용의자 체포·구금 권한이 더 강화된다. 디지털뉴스부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