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범·김건태 교수팀 개발

2차원 유기고분자 이용

값싸고 반영구적 사용 가능

▲ 백금 대체할 철 촉매를 개발한 UNIST 연구진. 정후영·교수,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 김석진·김창민 연구원, 김건태 교수(왼쪽부터).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김건태 교수팀이 2차원 유기고분자를 이용해 백금을 능가하는 철 촉매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에는 반드시 ‘촉매’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비싼 귀금속인 ‘백금’을 사용했는데, 이를 값싼 금속으로 대체할 길이 열렸다.

2차원 유기고분자가 철을 누에고치처럼 완벽하게 감싸서 철을 안정적으로 보호한 게 핵심이다. 이 기술은 세계적인 과학저널 ‘나노 에너지’와 ‘미국화학회지’에 연달아 출판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화학회지는 이번 연구를 최신호 표지로 선정했다.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산소가 물로 바뀌는 과정(산소환원반응)이 꼭 필요하다. 이때 화학 반응은 촉매 없이 진행되지 않아 연료전지에는 백금 등이 촉매로 반드시 들어간다.

하지만 백금은 귀금속이라 비싼데다 매장량의 한계가 있고, 오래 사용하면 녹아버리는 등 안정성도 낮아 대체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진행됐다.

백종범 교수팀은 백금을 대체할 물질로 값싼 철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철을 2차원 유기고분자로 꽁꽁 감싸서 다른 물질과 녹슬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 촉매는 백금과 같은 성능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이 연구는 기존에 보고된 백금 대체용 철 촉매 연구와 다른 접근법으로 눈길을 모았다. 단순히 철과 다른 분자를 합성시킨 게 아니라 철을 완벽하게 감싼 구조로 촉매 성능을 월등히 높였다는 점이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 기술은 연료전지와 금속-공기전지의 상업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귀금속 촉매의 가격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며 “백금을 대체할 정도로 우수한 철 촉매를 개발한 이번 기술은 ‘현대판 연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새로운 발견이며 다른 금속을 이용해 광범위하게 응용할 가능성도 제시해 더 연구한다면 다른 반응의 촉매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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