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대만 있던 5호기 원자로...철판 둘러싸고 외벽공사중

▲ 8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서 5호기(오른쪽) 격납건물철판(CLP) 공사가 한창이다. 5호기 원자로 건물에는 1·2단계 CLP가 설치됐고, 인근에서는 3~5단계 CLP 조립 공사가 진행 중이다. 6호기 원자로 공사 현장(왼쪽)에서는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지반 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뼈대만 있던 5호기 원자로
철판 둘러싸고 외벽공사중
식당 등 인근 상권도 활기
근로자 “공사 재개돼 감사”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현장은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부산하게 움직이는 작업자들과 장비들로 뜨거운 활기가 넘쳤다. 현장 및 자재 보호용으로 덮어놓았던 푸른 천막은 모두 사라졌고, 철근이 휑하게 드러났던 원자로 기초 위에는 원자로를 보호할 대형 구조물이 자리를 잡았다.

8일 찾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현장은 불과 3개월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정문은 아침 일찍부터 현장을 드나드는 본부 직원과 공사업체 직원들, 차량과 장비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부쩍 늘어난 통행량 때문에 정문 앞에서 직원들이 수신호로 차량 통행을 유도하고 있었다.

복잡한 보안 절차를 거쳐 들어간 공사 현장 내부는 공사 중단 때와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뼈대만 있던 5호기 원자로 기초 건물은 어느새 격납건물철판(CLP, Containment Liner Plate)이 둘러싸고 있었고, 원자로 건물 외벽 공사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새울본부는 지난해 10월25일 일반구조물 공사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현장 안전점검을 마친 11월17일 원자로 기초 구조물 공사를 재개했다.

일시 중단 전 29.8%였던 사업종합 공정률은 1월 말 현재 31.41%다. 공정이 다소 더딘 것은 한 달가량 지속된 한파 때문에 콘크리트 타설이 어려워진 탓이다.

외관상 가장 큰 변화는 5호기 원자로 건물에서 확인됐다. 기초 3단 작업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던 5호기 원자로 건물은 1·2단의 격납건물 보호용 CLP가 들어섰다. 또 자재들이 쌓여있던 5호기 원자로 인근에서는 3~5단계 CLP 제작이 한창이었다.

새울본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원자로 건물에 CLP를 하나씩 직접 설치했지만 신공법 개발로 CLP를 개별 제작한 뒤 크레인을 이용해 부착하면서 공기 단축이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5호기 원자로 주변 건물도 잇따라 건축에 들어가면서 보조 건물이 들어설 자리에는 콘크리트 기초 타설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5호기 바로 옆에 들어서는 6호기는 올해 9월 콘크리트 타설을 목표로 굴착작업이 한창이다.

현장 근로자들은 지난해의 마음고생을 잊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철근 작업을 맡고 있는 최연규씨는 “한동안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임금 손실이 있었지만 공사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특히 공사 중단 기간 동안 원전의 중요성과 안전성 등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일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하고 튼튼한 원전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사가 재개되면서 투입 인력이 정상화되자 인근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공사 일시 중단 이후 한때 800명까지 줄었던 현장 근로자는 최근 12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신리마을에서 숙박업소와 식당을 운영하는 조금숙씨는 “공사 중단으로 함께 일하던 직원 가운데 3명을 돌려보냈는데 이제 다시 충원했다”라며 “도시락 주문이 늘고 숙소도 가득 차 숨통이 트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30일 사실상 작업이 중단된 후 5개월가량 공정이 멈춰 선 영향으로 준공도 늦어지게 됐다. 2021년 9월 예정이었던 5호기 준공은 2022년 3월로, 2022년 9월 예정이었던 6호기 준공은 2023년 3월로 미뤄졌다.

새울본부 관계자는 “건물과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당초 계획된 소요 공정을 모두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