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성별·지역 등 상세하게 설명
침착하게 현상황 설명하는게 중요

▲ 김형일 울산시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장

일상생활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갑자기 지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할 필요가 있을 경우, 우리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번호가 119다. 하지만 신고자가 주소나 사고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경우, 신고 접수요원으로서 답답하고 안타까울 때가 많다. 급박한 상황에서 119서비스를 최대한 빨리 받기 위해 신고자는 다음과 같은 신고요령을 평소에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환자의 인적사항을 설명할 때는 80대 부모가 “우리 애가 아프다. 빨리 와 달라”고 하는 것보다는 “40대 아들이 아프다”라는 구체적인 표현이 출동하는 구급대가 환자를 대처하는 준비를 더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이라는 말보다는 ‘여학생’이나 ‘남학생’으로 더 세분화해서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어르신’이라는 표현보다는 ‘60대 남성환자, 60대 여성환자’라는 표현이 좋으며, 이럴 경우 119접수요원이나 구급대원들이 환자정보를 빨리 파악할 수 있어 출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둘째, 교통사고의 경우 “교통사고가 났어요. 빨리 와주세요”라는 신고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고의 규모·인명구조 여부 등 재난 유형에 따라 출동하는 소방차량이 다르다. 그래서 교통사고일 경우, ‘승용차와 트럭, 트럭과 오토바이 사고’라는 표현이 좋다. 그리고 차량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이 있는지 여부와 몇 명이 갇혀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화재의 경우에도 발생장소, 연기색깔 및 불꽃크기를 설명하고, 간혹 119보다 먼저 전화를 끊는 경우가 있는데, 피난대응과 초기진화 등의 조언을 듣기 위해서는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통화를 계속해야 된다.

셋째, 위치를 설명하는 방법이다. 119에 신고를 할 경우에는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전화나 공중전화를 이용하면 상황실에서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만약, 일반전화로 신고할 수 없는 경우라면, 주변 건물의 간판 전화번호를 알려주거나 파란색으로 부착되어 있는 도로명 주소를 불러주면 된다.

또한, 건물이 없는 낯선 곳이라면 전봇대를 활용해 보자. 전봇대 몸체 1.5m 높이에 있는 ‘전봇대번호’ 8자리(숫자4, 영어1, 숫자3)를 상황실 직원에게 알려주면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승강기에 갇힐 경우에는, 승강기 층을 누르는 숫자버튼 위의 7자리 숫자를 불러주면 해당 건물의 위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등산할 경우 등산로 인근에 위치한 국가지점번호를, 고속도로에서는 오른편 갓길 200m 마다 표시되어 있는 고속도로 이정좌표를 불러주면 된다.

2017년도 울산소방본부에 총 20만7464건의 신고가 접수되었다. 이중 화재는 4421건, 구조 1만5706건, 구급 4만4245건, 민원안내 6만5732건, 기타 오접속 3만9054건 등 전년 21만3951건 대비 3.0%(6487건)가 감소하였다. 이는 태풍 ‘차바’ 및 경주 지진 등으로 하루에 119신고가 5000건 이상 폭주한 사고가 없었기 때문이다. 119신고 유형별 접수경로를 보면, 휴대폰 15만111건으로 전체신고의 72%를 차지하고, 일반전화 2만4624건(12%), 기타 3만2728건(16%) 순이었다.

우리의 삶에 휴대폰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긴급신고 시 휴대폰을 이용하는 비율도 일반전화에 비해 60% 이상 많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전화로 신고하면 위치를 즉시 알 수 있어 신속하게 재난현장에 출동할 수 있지만, 휴대폰으로 신고하면 기지국에 따라 500m에서 수㎞까지 위치 오차가 발생,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의 119 신고요령을 숙지하여 활용하게 되면 시민의 곁에 소방차가 좀 더 빨리 도착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러 가지 신고 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현재의 상황을 신고접수요원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평상시 가족 혹은 친구와 위급상황을 가정하고 119신고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형일 울산시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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