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계사들에게 자사 상품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보험회사들이 과도하게 인센티브를 내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법인대리점(GA) 소속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치아보험의 시책비가 월납보험료의 650%까지 치솟았다.

시책비는 보험설계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보험회사가 설계사에게 통상 주는 수수료 이외에 별도로 얹어주는 인센티브를 가리킨다.

시책이 650%이고, 설계사가 판매한 치아보험의 월납보험료가 5만원이라면 보험회사가 수수료 외에 보너스로 32만5천원을 더 준다는 의미다.

GA 소속 설계사는 특정 보험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판매하므로 시책비를 많이 주는 회사의 상품에 몰리게 된다.

금융당국은 시책을 200∼300%선에 줄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400%까지는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치아보험 시책비가 최근 과도하게 올라간 것은 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손보업계에서 대형보험사 중에서 메리츠화재만 치아보험을 팔았는데, 올해 들어 올 1월에는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이, 이달 들어 KB손해보험이 치아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경쟁 회사가 늘어나다 보니 자사 상품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서 손해보험사들이 높은 시책비를 내걸기 시작했다.

지난달 삼성화재는 본사와 지점의 시책비에 해외여행 상품까지 더해 최대 시책비가 500%를 넘어섰다.

시책비는 주로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지급하지만 갈비세트, 청소기 등 물품이나 여행상품 등으로 주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다른 보험회사도 최대 400%까지 시책비를 풀어 설계사들에게 자사 상품 판매를 유도했다.

그 결과 지난달 삼성화재는 치아보험 판매로만 51억원, DB손보 25억원, 현대해상 17억5천만원, 메리츠화재는 8억3천만원 등의 보험료를 거둬들였다.

뒤늦게 뛰어든 KB손보는 이달 1∼2일 시책비를 600%로 제시해 이틀간 보험료 24억원을 챙기는 기염을 토했다.

DB손해보험은 여기에 대응해 최대 650%로 맞불을 놓았고,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다른 보험회사도 최대 500%로 올렸다.

이달 둘째주 들어서면서 치아보험의 시책비는 단계적으로 내려가 현재 400% 수준이다.

하지만 시책 과열 경쟁이 다른 보험상품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DB손보가 주요 상품에 대한 시책비를 최대 550%로 제시했다.

다른 보험회사는 일단 시책을 300∼400% 수준으로 유지하며 다른 보험회사의 동태를 지켜보고 있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책을 높여 판매하면 결국 보험회사에 비용부담이 늘어난다”며 “결국 제살깎아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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