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크로스컨트리의 전설 이채원(37·평창군청)의 올림픽 개인전 경기가 모두 끝났다.

이채원은 15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경기에서 28분 37초 5를 기록해 출전선수 90명 가운데 51위로 경기를 마쳤다.

10일 여자 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57위에 자리했던 이채원은 이제 21일 팀 스프린트 경기만을 남겨뒀다.

이제 더는 ‘이채원’이라는 이름만으로는 올림픽 무대에 나설 수 없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채원은 “첫 경기보다 그나마 오늘 몸이 괜찮았다. 춥지도 않고, 바람도 안 불었다. 많은 분이 와주셔서 더 힘이 났다”며 “항상 경기 마치면 아쉬움이 남는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만족한다”고 했다.

이채원은 역대 동계체육대회 금메달만 71개를 획득해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한 선수다.

‘국내 일인자’라는 별명은 그에게 영광임과 동시에 짐이었다.

이채원은 “평창에서 마지막 올림픽을 치러 긴장도, 걱정도 했다. 사람들이 국내에서 일인자라고 해서 많이 기대하고 왔을 텐데, 결과 보시고 실망하실까 걱정했다. 국민께 보답하고 싶고, 저도 좋은 성적 내고 싶었다. 그러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채원은 매년 겨울이면 대회에 출전하느라 집에 들어가는 날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이날 설 연휴 첫날을 맞아 이채원을 응원하러 가족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채원은 “설날을 잊고 있다가 좀 전에 생각이 났다. 시댁도, 친정도 겨울이면 찾아뵙지 못한다. 어머님께 되게 죄송하다”며 “오히려 어머님이 내게 ’추운데 고생 많고 미안하다‘고 하신다. 앞으로 제가 더 잘하는 수밖에 없다”며 속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채원은 “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서운하기도,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 안 다치고 경기를 마쳐서 좋다”면서 “팀 경기는 후배 선수와 함께 뛰어보고 싶어서 출전한다. 좋은 경험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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