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강수량 평년치 절반...식수 낙동강 의존도 심화

작년 강수량 평년치 절반
식수 낙동강 의존도 심화
지역 저수지도 메말라가
한달째 건조특보 발효중
산불 예방에도 비상 걸려

봄 가뭄에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울산의 물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식수 확보를 위해 비싼 돈을 주고 낙동강물을 끌어와야 하고, 농업용수를 머금고 있는 저수지가 말라가면서 농가 피해도 우려된다.

◇물 사용량 98% 낙동강에서 충당

19일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울산지역에선 총 35만8000t의 물을 사용했다. 이중 98%인 35만1000t을 낙동강에서 끌어왔다.

울산의 청정 식수댐인 사연댐이 50여년만에 취수가 완전히 중단된 영향이 크다. 이날 현재 저수율은 사연댐이 5%, 대곡댐이 12.9%를 보이고 있다. 이들 댐의 평년 저수율은 30~40% 수준이다.

물 부족으로 지난해 끌어온 낙동강 물은 6416만2989t으로, 2016년(1089만4562t)에 비해 거의 6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내야하는 물이용 부담금도 17억원에서 8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 탓이 크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강수량은 671.4㎜로 최근 30년간의 평균치인 평년값(1280㎜)의 52.5%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강수량도 44.2㎜에 그쳤다. 1년전 같은 기간(2016년 11월1일~2017년 2월19일) 154.4㎜의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업용 저수지도 물 확보 비상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주로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관내 저수지의 물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어촌공사 울산지사가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는 총 85개로, 이들 저수지의 현재 저수율은 예년의 64.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언양지역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다개저수지(유휴수량 26만t)는 6.8%, 유휴수량이 50만2000t인 갈전저수지는 10%, 오룡저수지는 24.1%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다개·갈전저수지의 경우 태화강까지 관로를 설치해 물을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비교적 큰 규모로 예산을 투입해 저수율을 높일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소규모 저수지의 경우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총 208개 저수지를 관리하는 울주군의 경우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서 저수율이 30%에 못미치는 저수지가 전체의 70여개에 달했다. 이중 30여개는 저수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겨울 가뭄 여파로 현재 저수율은 이보다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물 부족에 따른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부산지방기상청이 내놓은 1개월(2월26일~3월25일) 기상전망에 따르면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16.9㎜, 최대 73.4㎜로, 봄 가뭄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양이다. 또 가뭄에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울산지역에는 지난달 23일부터 거의 한달째 건조특보가 발효돼 산불 예방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울주군 관계자는 “군에서 관리하는 저수지는 주로 소규모가 많고 가뭄에도 취약하다”며 “가뭄이 계속돼 저수지가 마르게 되면 지하수를 개발해 농업용수로 사용하거나 살수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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