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남기간 핵문제 집중협의 전망…"북이 전달할 메시지 주목"

▲ 문재인 대통령, 북한 김영철ㆍ리선권 만남 예정(PG)

북한이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파견하는 고위급대표단에 핵문제와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외무성 관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4일 "북측이 대표단의 지원인원 속에 복수의 외무성 인사를 포함해 통보했다"며 "방남 기간 북측이 전달할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통보한 외무성 인사는 과거 6자회담에도 참여했던 인물로 알려졌으며 핵문제나 북미관계 등에 대한 협상에 정통한 인물로 전해졌다.

북측이 대표단에 외무성의 대미라인을 포함함에 따라 방남 기간 우리측과 대화와 협상을 하면서 핵문제와 북미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북한이 생각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핵문제는 북미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왔는데, 남북 간에 이뤄지는 회담이나 협의에 참가하는 대표단에 북핵문제 등을 다루는 외무성 인사가 동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에 '여건'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번 고위급대표단의 방남 기간 핵문제나 북미관계에 대한 북한의 변화된 입장을 끌어낸다는 방침이어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이 방한 중이어서 우리 정부의 중재로 북미 사이의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미국 대표단에는 백악관에서 남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비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돼 있다.

후커 보좌관은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협상할 때 수행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접촉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에 따라 북미 간 물밑 접촉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개회식 기간 평창올림픽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간의 회동을 주선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회담 2시간 전 북측이 거부입장을 밝혀 이뤄지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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