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국제질병분류 도입 계획에 “근거 빈약하고 개념 명확치 않아” 주장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반대측 유력 전문가들이 학술지를 통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일 헝가리에서 발간되는 임상심리학 분야 오픈 액세스 학술지 『행동 중독 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에 따르면 정신건강과 사회과학 등 게임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 36명이 WHO의 방침에 반대하는 논문을 투고했으며 게재가 확정됐다.

이 논문에는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존스홉킨스대, 스웨덴 스톡홀름대, 호주 시드니대 등에 재직중인 학자들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WHO가 올해 확정될 국제질병분류 제11개정판(ICD-11)에 게임중독에 해당하는 ‘gaming disorder’라는 항목을 공식 질병으로 신설하려는 방침을 밝힌 데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 해당 진단을 지지하는 연구진 간에도 게임 장애를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 ▲ 기존 근거들이 빈약하다는 점 ▲ 연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로 질환을 공식화하는 것은 광범위한 범위의 비 임상적인 사회 맥락을 간과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또 ▲ 명확한 과학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 (게임중독의 사회적 악영향 사례에 따른) ‘도덕적 공황’이 질환의 공식화에 영향을 미치거나 그로 인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 질병 분류 시스템 상 새로운 질환을 공식화하기 이전에 중독의 개념이 명확하게 정립돼야 한다는 점 등도 반대 이유에 포함했다.

한국, 브라질,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 호주와 뉴질랜드, 유럽(18개국) 등의 게임산업 단체들은 WHO의 계획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논란의 여지가 있고 증명된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장애를 질환으로 분류하려는 WHO의 계획에 대해 전 세계에서 반발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WHO의 게임 장애 분류 시도는 투명성이 부족하고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으며 객관적인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만큼 즉각적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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