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소 수출창구에서

한국전 피란민 거주공간으로

비극적 한국근대사 고스란히

시, 문화재청 지원 복원 추진

▲ 소막마을 내 주거지. 부산 남구청 제공
일제강점기 소를 일본에 수출하던 창구였던 부산 남구 우암동 ‘소막마을’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부산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기에 걸친 근대 유산인 소막마을을 복원하기 위해 다음 달께 문화재청의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 공모사업’에 신청할 계획이다고 14일 밝혔다.

면적 2만702㎡ 규모로 조성된 소막마을은 해방 이후 귀환 동포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거주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소 막사를 주거시설로 바꾼 것이다. 당시 피란민의 삶을 잘 보여주며 현재까지 기능을 유지해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시는 문화재청 시범사업에 선정되면 내년부터 5년간 매년 20억~5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소막마을 복원에 나설 예정이다. 시는 이 사업에 5년간 총 200억원(국·시비 50%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등록을 예고한 소 막사 원형 복원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소막마을과 피란기 생활용품 등을 전시하는 소규모 박물관을 건립한다.

또 비극적 역사 현장을 관광자원화하는 ‘다크 투어 관광구역’도 조성하는 한편 슬럼화된 소막마을을 정비할 계획이다.

이 밖에 관할 남구청과 함께 문화복합형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 마을 중심길 등을 정비하고 새뜰마을 사업으로 경로당, 가로시설 등을 조성한다.

시는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조건부 등재된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에 소막마을 복원 등 피란민 생활상도 추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사업에 선정되면 내년부터 2023년까지 본격적인 원형 복원사업을 벌여 마을을 살리고 지역관광 인프라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기자 iory8274@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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