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Misa)는 카톨릭교회에서 경건하게 치르는 예배 의식이다. 신부와 주교가 집전하는 미사 용어는 라틴어였으나 1962~1965년까지 개최되었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래서 미사 통상문을 근거로 예로부터 수많은 작곡가들이 많은 명곡들을 작곡해 왔다.

예배 형식으로 하던 미사 음악은 점점 연주회용으로 폭을 넓혔다. 고전주의 음악시대부터 모차르트의 ‘대관미사’나 베토벤의 ‘장엄미사’, 특히 낭만주의 음악시대 작곡가인 구노의 ‘장엄미사’ 등은 이미 교회 밖으로 나와 음악회에서 연주되는 명곡으로 자리잡았다. 왕이나 대주교의 대관식때 사용하기 위해 작곡하던 대관미사를 모차르트는 대관식과 상관없이 ‘대관미사’라는 제목으로 작곡했다. 신부가 두 명의 부제(副祭)와 함께 향을 피우며 미사와 경문을 노래로 읊는, 매우 규모가 큰 장엄미사에서 사용하던 음악도 연주회용 ‘장엄미사’로 작곡돼 널리 연주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전통적인 음악 사조를 따가가던 미사곡은 이제 각 나라의 특징적인 음악에 맞춰 작곡되고 있다. ‘미사탱고’는 그 대표적 사례다. 탱고(Tango)는 1880년대에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사이의 경계 지역인 라플라타 강을 따라 기원한 파트너 댄스의 하나이다. 처음에는 밀실에서 추는 춤으로 간주되어 사교춤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지금은 세계적인 사교춤이 되었다.

이 역동적이고 신나는 춤의 탱고음악을 사용하여 아르헨티나 영화음악 작곡가인 루이스 바칼로프(Luis Bacalov)가 ‘미사탱고’라는 곡으로 탄생시켰다. 우리나라의 영원한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1999년 로마에서 녹음한 음반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그 후 10여년이 흐른 올해 지난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립합창단이 연주했고 28일엔 전주 소리문화의전당에서 전주시립합창단이 연주한다.

우리나라의 아리랑도 미사곡으로 작곡(허걸재)하여 ‘미사아리랑’이 있다. 아리랑의 아름다운 선율은 외국인도 흥얼거릴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으니 미사아리랑도 우리나라에서 먼저 많이 연주되어 세계 음악계에 소개되면 세계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세계음악무대에서 자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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