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주 울산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낮 기온이 높아지면서 얼어붙었던 사람들의 마음도 풀어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은 따뜻한 봄이면 마음이 더 불안하다. 건조한 봄에 예고 없는 화재 발생 때문이다. 이제는 봄철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하는 시기다. 울산소방본부는 3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봄철 안전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안전대책 추진에 들어간다. 각 소방서에서도 지역특색에 맞는 해빙기 안전관리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경우 최근 5년(2013~2017년)간 평균 1만2829건의 화재가 봄철(3~5월)에 발생하여 계절별 화재 점유율 1위로써 전체 화재의 30%를 차지했고, 울산의 경우에도 평균 257건이 발생해 26.5%를 차지했다. 특히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증가했기에 계절별 특성을 반영한 안전관리 교육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해빙기간에 일어나는 사고를 살펴보면 겨울동안 얼었던 대지가 녹으면서 지반이 약한 곳의 균열과 붕괴로 인한 붕괴사고, 산행에 나서지 않았던 등산객들이 몰리면서 실족보다는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발목을 삐는 등 안전사고 등이 많이 발생한다. 현장에서는 축대, 옹벽 등 붕괴의 위험이 있는 곳은 안전점검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등산객들은 산행하기 전에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꼭 하고 본인의 수준에 맞는 산행 난이도이 중요하다. 날이 풀리면서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고 농업 부산물 소각 등이 많아지는데다 봄철 건조기가 겹쳐 산불 등 각종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기간이다.

해빙기 안전사고, 왜 생길까? 원인은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에 있는 수분들이 얼음이 되어 부피가 늘어났다가 기온이 0℃ 이상으로 높아지면 얼었던 공극수가 녹아내려 지반이 약화되고 침하 되어 건축물의 구조가 약화되므로 균열 및 붕괴 등의 안전사고로 이어진다. 특히 낮과 밤의 온도차가 많은 2월 하순부터 4월 초순까지는 이 같은 사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첫째, 주변의 위험 지역을 꼼꼼히 확인한다. 우선, 우리 집이나 주변의 대형빌딩 특히 노후 건축물 등이 균열이나 지반침하로 기울어져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집의 축대나 옹벽이 안전한지 확인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며, 위험요인을 발견했을 때는 즉시 119 또는 행정기관에 신고한다.

둘째, 얼음낚시 등은 가급적 자제한다. 아직 밤에는 날이 꽤 차갑다. 그래서 막바지 얼음낚시 등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강이나 호수의 얼음은 가운데로 갈수록 얇아지고, 아래쪽에서부터 녹기 때문에 겉으로는 두께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해빙기에는 가급적 얼음낚시 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셋째, 해빙기 등산, 더 철저히 준비한다. 날이 풀려 등산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먼저 산 위의 기온은 아직 낮기 때문에 보온성이 좋은 옷을 입고 산을 올라야 한다. 또 해빙기의 산은 낮과 밤의 큰 기온차로 습기를 머금은 바위와 땅이 얼었다 녹으면서 미끄러울 뿐 아니라, 낙석의 위험도 높아 계곡이나 바위 능선은 피하고, 평소보다 등산 코스를 짧게 계획하는 것이 좋다.

소방관서에서는 해빙기를 맞아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각종 현장 등에 대한 화재 및 안전사고 방지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지만 안전사고가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시민 모두가 안전의식을 가지고 꼼꼼히 챙기면서 실행에 옮겨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느슨해지고 방심하기 쉬운 봄철, 안전의식은 풀어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해주 울산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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