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애락, 마음먹기에 달렸지요

▲ 김봉석 작가가 마음 심(心)자를 표정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예가이자 전각예술가, 김봉석 작가의 11번째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14일까지 갤러리 한빛.

서예작품을 두고 ‘지루하다’ ‘어렵다’ ‘촌스럽다’ ‘어둡다’ ‘특색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고정관념 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서예를 외면하는 요즘 젊은층의 외면을 그대로 알려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김봉석 작가는 그 같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위해 무던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예술가다.

그의 작품에서는 옛 한자들이 현대회화 못지않은 독특한 형상으로 바뀐다. 글자 속 심오한 의미가 육중한 무게감으로 다가오지만, 새하얀 여백이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마음 심(心)자를 쓴 10점의 작품은 각기 다른 표정의 얼굴로 묘사된다. 마음먹기에 따라 웃고, 울고, 화를 내는 사람의 마음을 심(心)이라는 한 글자로 모두 보여준다.

대작 속에 그려진 ‘興行’(흥행)은 마음이 동하고 즐거우면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뜻. 작품 ‘龍虎’(용호) 속 두 글자는 비천하는 용과 돌진하는 호랑이의 모습과 닮아있다. 작품 ‘冊’(책) 속에 담긴 뜻은 ‘기록’ ‘지식’ ‘공유’ 3가지나 된다.

人(사람 인), 元(으뜸 원), 比(견줄 비), 立(설 립) 네 글자를 나란히 쓴 작품에는 ‘인생’이라 제목이 붙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 한 글자들만 모았기 때문이다.

감 작가는 “서예표현의 특질인 선의 중량감, 강경성, 긴장과 이완, 운치 등 발묵을 제외한 서예술 구성의 특징을 집약했다. 장문의 문장보다 적은 수의 글자로 한정해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가 직접 만드는 수제도장도 감상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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