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철 맞아 각종 안전사고 증가
가정과 학교에서 안전교육 강화등
안전 최우선 사회 분위기 만들어야

▲ 이성근 한국안전교육연구원 원장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메마른 가지에서 꽃이 피고 푸른 잎이 돋아나는 활동하기 좋은 4월이다. 꽃들이 만개한 봄철은 아름다움 그 자체지만 특히 유의해야 하는 것이 안전이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약해진 지반은 균열 및 붕괴로 이어지는 사고가 많고, 교통사고 또한 많아 즐기는 것 못지않게 안전을 챙겨야 하는 계절이 봄이다. 지금쯤 고사리 손을 잡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아이들은 엄마 손을 놓고 통학버스에 오르고 학교로 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한두 번 꽃구경을 다녀왔거나 계획을 하고 있을 것이다. 봄을 만끽하기 전에 모두가 봄철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해빙기에 일어나는 안전사고와 학교주변의 교통사고는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필자는 지난 시론에서 ‘지키지 않아 모두가 피해 입는 사회’라는 글을 기재한바 있지만 우리나라 운전자의 안전의식과 교통안전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십수년 전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9.1명으로 선진국에 비해 월등하게 높고 보행자 교통사고가 36.6%로 OECD 회원국 평균 17.8%보다 두 배나 높다. 어린이 교통사고도 보행 중에 대부분이 발생하고 사망자 수도 80명 전후로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사고는 운전자가 조금만 배려한다면 대폭 줄일 수 있음에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운전의 생활화로 매일 운전하며 신호위반 등 안전운전을 이행하지 않는 운전자를 너무 쉽게 자주 접하는 현실에서 어린이 교통안전의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루를 운전하며 신호위반 등 준법운전을 하지 않고 어린이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운전자를 얼마나 보았을까? 그리고 자신은 준법운전과 어린이보호 의무로부터 얼마나 자유스러울까? 운전자의 법규 위반별 사고 발생 건수를 보면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이 73.9%, 보행자 보호 의무 불이행 12.4%, 신호위반 7.5% 순으로 나타나고 있어 우리의 안전운전수준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어린아이들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몫이다. 어린이 교통사고 문제점과 예방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5년간 통학버스 사고 현황을 보면 매년 40~5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4명이 사망하고 50~6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그 중 비중이 높은 사고 유형은 첫째, 차량 후진 사고 둘째, 닫히는 문에 옷 끼임 사고 셋째, 내려준 차의 앞·뒤 횡단사고 넷째, 버스 승·하차 시 사고 다섯째, 버스하차 후 전진 사고 등이다.

운전자나 인솔교사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안전우선 했다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한 사고들이다. 통학버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학버스 이용시 준수사항으로 버스를 기다릴 때, 버스에 오르내릴 때, 버스 내에서, 복장과 행동요령을 부모가 우선 챙겨야 하며 운전자 인솔교사는 반드시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여야 하고 안전을 확인 후 차량을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 통학차량 운전과 관련,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조지아주의 경우 스쿨버스 추월 금지, 캐나다는 운전 자격증 제도를 시행하고 거리의 제왕으로 불리며 운전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차로 보호받고 있고 호주의 경우 Walking school Bus(학교에서 집까지 데려다 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프랑스는 교통안전 교육 인증제도 실시, 영국은 Green Cross Code(안전한 도로 횡단 6원칙)와 연령별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일본의 경우 교통안전 가족회의를 일요일 마다 아침 식사 후 어머니가 주재하고 ‘한번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는 또 발생, 내 자녀도 이런 사고 당할 수 있다’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실시하고 있다.

소득 3만 달러를 앞두고 있는 우리의 안전은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최근 들어서 안전사고는 증가하는 추세다. 나들이 계절 봄을 맞아 우리주변의 안전을 확인하고 특히 어린이보호 의무에 충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체계적인 안전교육 실시로 아이들 안전을 최우선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성근 한국안전교육연구원 원장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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