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사업대표들 담화문

수주절벽탓 유휴인력 3000명

희망퇴직 불가피한 상황 역설

지역사회등 이해와 협력 호소

현대중공업이 9일 대표이사 및 각 사업대표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희망퇴직과 조기 정년선택제를 시행하게 된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당부했다.

지난 6일 회사소식지에 이어 사흘만에 공식 담화문을 낸 것으로,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지역 정치권, 노동계, 행정기관 등에 대한 호소차원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은 담화문에서 “2016년부터 조선시장 침체로 혹독한 선박 수주 절벽을 겪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각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휴 인력이 3000명 이상”이라며 “해양사업은 4년 가까이 신규 수주가 없어 최소 1년반 이상 사업본부 전체가 전혀 할 일이 없다”고 호소했다.

특히 “2016년 20조원 가깝던 매출이 지난해 10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다시 7조원대까지 감소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3년만에 대규모 적자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또 “주식을 처분했고, 사택·기숙사·유휴 생산 용지·호텔현대 등을 매각했는가 하면 비핵심사업 정리, 사업분할을 시행한 데 이어 1조2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하는 등 지난 수년간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3조5000여억원이 넘는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했지만 불황 장기화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50년 가까이 피땀 흘려 일군 회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의 일감 상황에 맞게 규모를 줄이는 강도높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조선업 위기는 세계 모든 조선업체가 겪는 현상으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수차례 희망퇴직으로 인력 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을 후배들과 자식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선배들이 먼저 양보하고 희생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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