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석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눈은 안구라고 부르는 직경 2.4㎝ 정도의 둥근 공 모양을 하고 있고, 그 앞쪽에는 우리가 보는 검은자인 각막이 위치하고 있다. 축구공이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기가 안에 주입돼 있어야 하는 것처럼, 눈이 공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눈 또한 내부를 어떤 물질이 채우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눈의 내부를 채우고 있는 겔 상태의 투명한 물질을 유리체라고 한다. 여러가지 원인으로 망막, 맥락막, 섬모체의 혈관조직에서 이 유리체 내부로 출혈이 생기는 것을 유리체출혈이라고 한다.

유리체출혈의 원인은 외상, 망막의 출혈질환, 당뇨망막병증, 혈액질환 등이 있다. 유리체출혈이 경한 경우에는 시력장애 없이 날파리증을 느끼게 되고, 심한 출혈일 경우에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시력감소를 보인다. 즉, 출혈의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갑작스럽게 발생한 날파리증이나 시력장애를 호소하는 경우 안과에서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먼저 시력 및 안압을 측정해 시력감소의 정도를 점검하고, 세극등 검사(현미경 검사)를 통해 전안부 검사를 실시한다.

이때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망막의 이상으로 인한 시력감소를 의심하게 되며, 망막을 자세히 보기 위해 산동을 하게 된다. 산동이란 평상시에는 작은 우리 눈의 동공, 즉 검은자 가운데의 애기동자를 약물로 크게 키워서 눈 안의 구석까지 살피는 것이다. 산동제를 점안한 후 약 20~30분 후면 동공이 확대되어 눈 안을 쉽게 볼 수 있다.

유리체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망막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초음파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초음파 검사상 망막박리(망막의 신경이 떨어진 것)가 의심될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과 망막박리수술을 실시한다.

망막박리가 없는 유리체출혈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흡수되지만, 출혈이 심하거나 반복적인 경우에는 망막에 증식막이 형성된다. 증식막이란 눈 안에 피가 났다가 깨끗이 흡수되지 않고 남아있던 피들이 나중에 서로 뭉쳐서 막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수술을 하지 않고 경과관찰 할 때는 지혈제를 복용하면서 출혈된 혈액의 흡수를 촉진하고, 재출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머리를 높인 자세를 취한다.

특히 당뇨망막병증과 혈액질환 등 유리체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평소 안과치료를 꾸준히 받고 눈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원석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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