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기자 문화부

이달 초 주말에 중구 문화의거리를 찾았다. 지인과의 저녁약속 시간에 맞춰 발걸음을 서두르던 중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를 들었다. 주변 상가에서 틀고 있는 음악소리라기엔 좀 큰 것이 어디선가 공연을 하는 소리였다. 노랫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옛 울산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거리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그날 따라 유난히 날씨가 쌀쌀해 문화의거리 일대를 포함해 중구 원도심 전체에 행인들이 뜸했다. 관객들이 얼마나 있는지 가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공연장 앞은 썰렁하다못해 의자 한줄조차 채우지 못 하는 상황이었다. 일부 공연 관계자를 제외한다면 순수 관객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다.

그 날 행사는 울산시 중구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종갓집 문화음악회였다. 중구는 문화의거리와 태화강대공원, 동천강변 등에서 주 2회 정기공연을 실시하고 있다. 이달부터 9월까지 장소를 옮겨가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 주민들을 위한 공연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민(관객)은 쏙 빠진 음악회를 바라보자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매 공연마다 이렇게 관객이 적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리공연의 특성상 날씨 등의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그날은 초봄치고 유독 날씨가 추웠기에 유동인구가 제한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공연을 주관하는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예정돼 있던 정기공연이니 일단 진행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중구 원도심에서는 주말마다 종갓집 문화음악회를 비롯해 미술전시, 춤공연, 프리마켓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알고 있는 울산시민은 얼마나 될까.

좋은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홍보와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 단순히 정해진 횟수를 채우는 것이 아닌, 관객들과 진정 소통할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지길 바란다. 힘들게 공연을 준비한 예술인들의 노력이 관객들과 만나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말이다.

이우사 기자 문화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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