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

▲ 임재욱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붉은 반점·성기능 저하등의 증상 유발
B형 간염 접종으로 위험인자 제거하고
과도한 음주 피하고 주기적 검사 해야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그만큼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영양분을 처리하고 소화액인 담즙(쓸개즙)을 생산하며, 독소를 제거하는 기능 등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장기다. 이러한 간이 만성적인 B형이나 C형 간염에 노출되거나 지속적인 과음, 간 독성 물질의 사용 등으로 염증상태가 지속되면 간경화, 정식명칭으로는 간경변증이 발생하게 된다. 임재욱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간경변증의 증상과 치료,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

◇ 붉은 반점, 황달 등 다양한 증상 유발

간경변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거미모양처럼 나타나거나 손바닥이 붉어지고, 남성은 가슴이 커지거나 성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비장이 커지면서 왼쪽 옆구리에서 만져진다거나 복수가 차며, 양쪽 다리가 부으며, 혈관이 튀어나올 수 있다. 또 황달이 발생하고 출혈이 발생하면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볼 수도 있다.

간경변증의 원인이 되는 인자가 있는 B형이나 C형 간염환자, 과도한 음주를 하는 사람에게서 문맥고혈압의 징후가 있다면 간경변증을 의심한다.

임재욱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복부초음파검사나 CT에서 복수나 하지부종, 비장의 비대가 나타나거나,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정맥류가 보이면 문맥고혈압의 징후로 판단이 가능하다”며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진단은 간 조직검사지만, 간경변증의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 증상이 심할 경우 간 이식으로 치료

간경변증 치료의 목적은 완치가 아니라 증상의 진행과 간 기능의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원인에 따라 페그인터페론이나 항바이러스제 등을 사용한다. 합병증이 발생해 복수가 차면 이뇨제로 증상을 조절하고, 여의치 않다면 주사바늘을 찔러 복수를 뽑아낸다.

복수의 세균감염이 있다면 항생제를 투여하고 정맥류 출혈이 있다면 내시경 및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심한 간경변증 환자는 간 이식을 통해 완치하는 방법이 있지만, 간 제공자가 필요하고 수술의 위험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간경변증은 한번 발생하면 대부분 계속 진행돼 간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복수, 다리부종, 복수의 감염으로 인한 복막염, 식도정맥류 등으로 인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간성뇌증이 발생하거나 신장의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특히 간암이 발생해 간 기능 악화가 가속화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과도한 음주 피하고 주기적인 검사 받아야

간경변증이 발병하면 간 이식을 제외하고 완치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 다양한 합병증으로 인해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삶의 질이 매우 낮아지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따라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간경변증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위험인자를 제거해야 한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으며, C형 간염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한다. 간염에 걸렸다면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 과도한 음주는 당연히 피해야 한다. 간경변증 그 자체가 간암의 고위험 인자이기 때문에 간경변증이 진단되면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CT검사가 건강보험이 적용됐지만 방사선 노출량이 많아 환자들이 기피했고, 초음파 검사는 비급여항목이라 부담이 큰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상복부 초음파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방사선 노출 걱정없이 이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임 전문의는 “간경변증은 위험한 질환이지만,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고 주기적인 검사를 받는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며 “증상이 의심될 때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다면 더 이상 무서운 질환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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