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종태실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조선 고종 11년(1874)에 태어난 순종의 태실(胎室·왕실에서 태를 봉안하던 곳)과 주변 풍경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순종태실도'(純宗胎室圖)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6월 2일까지 여는 기획전 '삼색전'(三色展)에서 조선왕실이 순종 태실을 충남 홍성군 구항면 태봉리에 마련한 뒤 보고용으로 그린 그림을 전시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순종은 1874년 2월 8일 고종과 명성황후 사이에서 태어났고, 태실 공사는 그해 6월 8일 완료했다.

장서각 관계자는 "그림 가운데에 있는 태실 봉우리에 태봉(胎峰)이라는 글자를 적었다"며 "봉우리 주변을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길지임을 알 수 있고, 오른쪽에는 바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그림은 어람용으로 궁궐에 들어왔음이 분명하다"며 "전통적 산수화 기법이 반영됐으나, 구도는 19세기 후반기 양식으로 풍경화처럼 그린 점이 매우 독특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크게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순종태실도와 선조·영조·정조 어필, 왕실 족보, 의궤, 훈련도감이 접수한 문서를 빠짐없이 기록한 훈국등록은 첫 번째 주제인 '조선의 국왕과 왕실문화'에서 볼 수 있다.

▲ 정조 어제 어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두 번째 주제는 '해주정씨 여인들의 사랑과 이별'로 서울 양반인 해주정씨 가문이 소장한 조선 초기와 중기 고문서가 나왔다.

해주정씨 가문은 조선시대 초기에 굴곡을 겪었다. 정역은 태종 이방원과 함께 과거에 급제해 조선 개국에 동참했고, 그의 후손인 정종은 문종 딸 경혜공주와 혼인했다. 단종의 인척이 된 정종은 계유정난 때 귀양을 갔다가 세상을 떠났으나, 아들인 정미수가 중종반정에 기여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전시에서는 고문서를 통해 단종비 정순왕후, 경혜공주, 정미수 부인 전의이씨에 얽힌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주제는 '임청각을 가다, 이상룡을 만나다'. 석주 이상룡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안동 고성이씨 대종택인 임청각 관련 문서와 사진으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경상일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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