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나-김성우/쇤하이트

▲ 어머니와 나
올해도 어버이날(8일)이 돌아왔다. 말로 다하지 못하는 ‘그 사랑’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 사람이 있으니, 바로 응용언어학을 전공한 언어학자이자 영어교육학자 김성우씨다.

저자는 타국에서의 공부를 위해 평생을 함께해 온 어머니와 떨어져 있게됐다. 5년 만에 다시 만난 어머니와 일상적 대화를 나누면서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다. 소소한 이야기에 코끝이 찡했고, 별것 아닌 농담에도 크게 웃었다. 어머니의 번득이는 통찰에 무릎을 치는 일도 적지 않았다. 함께 느꼈던 기쁨과 슬픔, 설렘과 숙연함을 그냥 흘려버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저자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경청하고, 복기하고, 차곡차곡 담아 왔다.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한 일상의 수다 속에서 마주친 반짝이는 순간들이 모여 세월이 쌓인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깊이 공감되는 진솔한 이야기들.

소소한 생활 속의 순간을 포착한 글들은 깃털처럼 가볍지만 동시에 강물에 던져진 물수제비처럼 오래오래 파장을 띄운다. 때로 미소 짓게 만들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거창한 삶을 이루진 못해도 하루하루를, 순간순간을 소중히 살아 내는 ‘나’와 ‘우리’를 이어 주고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글이다.

어느 출판사 편집장이 비평에 앞서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를 먼저 꺼내 읽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편집장은 “백석은 자신의 시에서 어머니에 대한 고졸(古拙)한 사랑을 이렇게 풀어냈다. 응용언어학자 김성우가 시시때때로 소셜미디어 속에 풀어놓는 어머니는 평범 속에 비범을 감춘 철학자였다. 그의 담벼락을 훔쳐보며 이 주옥같은 생각과 말이 책이 된다면 얼머나 좋을까 생각해 왔는데, 그 영롱하고 아름다운 성찰의 말이 정말로 책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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