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감 선거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3~14일 부산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에서는 3명의 예비후보가 11% 초반대, 4명의 후보는 10% 이하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울산시장 후보 지지율이 1위 후보 41.6%, 2위 후보 29.1%에 이른 것과 대조적이다. 그로부터 한달 가까이 지났으니 각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 더 높아졌을 수 있겠으나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은 크게 높아지지 않은 분위기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될 즈음에만 해도 이번 울산교육감 선거는 각축전이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현직 교육감이 비리혐의로 구속돼 무주공산인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를 34일 앞둔 시점에도 유독 교육감 선거열기만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7명에 이르는 후보난립이 그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단일화 논의가 활발했던 만큼 후보군이 대폭 줄어들면 선거집중도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으나 이제 그마저도 물건너간 것이다.

합의점을 향해 가던 노옥희·정찬모 후보의 진보후보 단일화가 9일 결렬됐다. 권오영·김석기·박흥수 3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한 보수후보 단일화는 지난달 25일께 파기됐다. 사실 보수후보 단일화는 3개의 단체가 제각각 나설 때부터 글렀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보수후보 단일화를 추진한 단체는 울산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 울산좋은교육감추대운동본부(교추본), 21C울산교육포럼(교육포럼) 등 3개다. 이들 중 우리감과 교추본 두 단체가 한때 공동전선을 펴기는 했으나 울산 교육계 원로들로 구성된 교육포럼이 동참하지 않음으로써 무게감이 떨어진데다 최종적으로 참여후보들이 단일화 방법에 합의하지 못해 없던 일이 됐다. 반면 진보후보단일화는 한때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여론조사 방법을 둘러싼 두 후보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중재단이 나섰으나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로써 중도로 분류되는 구광렬·장평규 예비후보와 함께 울산 교육감 후보는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7명이다.

물론 정당공천제가 아닌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유파)니 진보(좌파)니 하는 정치적 이념에 따른 후보단일화가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교육은 정치에 좌우돼서는 안된다. 하지만 엄연히 후보들의 성향은 보수와 진보로 나눠져 있고, 어떤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교육정책이 달라지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 성향과 정책이 비슷한 후보들이 죄다 본선에 나서 유권자의 선택에 혼선을 초래하고 자칫 선거결과 왜곡까지 초래하는 것 보다는 사전 단일화를 통해 당선자의 득표율을 높이는 것이 향후 교육행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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