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한 시민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

방송통신위원회가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이용자 4명 중 1명은 사이버폭력의 피해나 가해를 경험했다. 또 사이버폭력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것이 언어폭력이었다. 대표적인 사이버 언어폭력으로는 악플(악성 댓글)이 지목됐다.

지난 3월에 인터넷 생방송 중에 BJ(방송 진행자)가 자살을 생중계했다. 평소 우울증이 있었던 BJ가 자살을 예고했는데, 시청자들은 말리기는커녕 “뛰어내려라”며 조롱했다고 한다. 시청자의 악플이 자살의 전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만약 위로의 말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어쩌면 상황이 바뀌지는 않았을까 궁금해진다.

최근에 아파트와 관련된 인터넷 기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택배기사에 대한 갑질이 논란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부과하거나 아파트 정문에 차를 대고 걸어서 물건을 배달하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 당연히 해당 인터넷 기사에는 악플이 달렸다. 또한 국민신문고에는 대안으로 제시된 실버 택배를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이 넘어서면서 철회되는 일도 생겼다.

악플은 가해자에게 화를 내는 단순한 방법이다. 좀 더 고민하면 피해자를 도울 방법이 있지 않을까?

김현중 작가는 바운스 백을 통해 리더의 덕목으로 ‘공감’을 설명한다. 공감은 영어로 ‘sympathy’인데 본래 고통을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당신을 공감한다’는 말은 곧 ‘당신과 고통을 함께하겠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는 생각이 들면 현실을 개혁하고 문제점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책은 소개한다.

같은 상황이지만 피해자의 마음에 공감하며 다른 반응을 보인 사례가 있다. 택배기사의 어려운 점 중에서 하나는 ‘목마름’이다. 우선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고 뛰어다녀야 해서 목이 마르다. 또 사람을 대하는 서비스 업종이라서 고객의 친절한 반응에도 목이 마르다.

한 아파트 주민이 이런 어려움을 생각하면서 무료카페를 설치했다. 무료카페에는 생수와 간단한 차, 감사의 인사말이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아파트 주민들도 무료카페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악플을 달면서 화를 내기만 해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러나 공감하면서 나부터 바뀌면 주위 사람들도 변화에 참여하게 된다. 작은 변화들이 모이면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김중한 시민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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