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체험 인프라 지속적 확대등
국민 안전, 범정부적 대책 마련

▲ 이경미 울산광역시 안전정책과 주무관

2001년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되면서 약 3000명이 사망했다. 테러 당시 발생한 화재로 전기가 나가고 입주한 기업 사무실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쌍둥이 빌딩 73층에 입주해 있던 세계적인 금융투자그룹 모건스탠리 직원들은 계단을 통해 1층까지 침착하게 대피해 전체 2700여 직원 중 희생자는 13명에 그쳤다. 8년 동안 3개월 주기로 꾸준히 실시한 비상대피훈련 덕분이었다.

이것이 바로 재난대비 훈련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모건스탠리의 기적’이다. 지난 3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병원에서는 불이 나자마자 소방당국에 신속하게 신고하고, 평소 훈련된 화재 매뉴얼대로 대응했다.

그 결과 화재는 조기에 진압되었고, 불이 나자마자 300여 명의 환자들이 신속히 대피해 많은 인명을 지킬 수 있었다. 이는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로 재확인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정부는 지난 1월23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로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 교통안전 종합대책,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확정했다. 올해는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 추진 원년의 해다. 향후 5년간 국민생명 관련 3대 분야에서 자살자수 30%, 교통사고 50%, 산업재해 사망자수 50%를 획기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국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정부는 ‘화재안전대책 특별TF팀’을 구성해 화재안전제도와 대응시스템을 근본적 차원까지 면밀히 점검해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단계별 ‘화재안전특별대책’을 확정했다. 화재안전제도도 시설중심 기준에서 사람과 이용자, 특히 안전취약자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에 울산시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안전도시 구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5월부터 대형 재난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고질적 안전무시 관행을 중점 근절하기 위해 ‘안전보안관 제도’를 시행한다.

안전보안관이란 생활 속 안전위반 행위를 찾아 신고하고, 안전점검 활동에 동참하는 등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민을 말한다. 통·반장, 안실련 등 재난안전 관련 단체 회원 등 지역을 잘 알고, 활동성과 전문성을 지닌 시민들로 구·군별 40명 내외 총 200여명이다.

이들은 앞으로 일상생활 속에 만연한 고질적인 안전무시 7대 관행인 △불법 주정차 △비상구 폐쇄 및 물건 적치 △과속운전 △안전띠 미착용 △건설현장 안전규칙 미 준수 △등산 시 인화물질 소지 △구명조끼 미착용 등을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안전하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 울산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울산시는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을 시행한다. 시민 참여 재난대피훈련, 불시 소방훈련의 확대, 안전체험 인프라 확대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대형재난인 지진, 화재에 대비해 상시숙지가 가능하도록 가정내 부착이 쉬운 형태로 재난유형별 시민행동요령 홍보 리플릿을 제작해 우리시 46만여 전 세대에 배부하는 한편 시민행동요령 홍보영상을 만들어 각종 행사 시작 전에 상영, 재난위기 발생 시 신속하게 대피하도록 시민들에게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한다.

‘모건 스탠리의 기적’은 이론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하는 시스템 구현이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모건스탠리의 기적’이 결코 남의 나라 일이 아니길 바란다. ‘재난이 닥쳤을 때 인간의 뇌를 움직이는 최상의 방법은 똑같은 훈련을 뚝심 있게 반복하는 것 뿐이다’라고 말한 모건 스탠리의 소방안전관리자 ‘릭 레스콜라’의 명언을 가슴에 새길 일이다.

이경미 울산광역시 안전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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