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번영' 발언에 외신들 "북한 경제 재건과 발전 약속한 것"

▲ 기자회견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이틀 전 김정은과 비핵화 로드맵 깊이있게 논의한듯…'PVID' 다시 언급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비핵화 달성을 전제로 북한에 대한 경제적 보상의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이어 "한국인을 지원한 미국의 역사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통큰 지원'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회견에서 두 차례나 사용한 '번영'이라는 단어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의미한다는 것이 외신들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면 경제적 번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폼페이오 장관이 약속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미국이 제재로 불구가 된 북한의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고, 교도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경제 발전을 돕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 전까지 '최대 압박' 작전을 조금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경제적 번영을 당근으로 제공할 수도 있음을 대놓고 밝힌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세기의 담판'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만큼 북한의 비핵화 달성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언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정상회담 사전 협상을 지휘하는 미국 측 '키맨'이기 때문이다.

▲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AP=연합뉴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9일 두 번째로 전격 방북해 김 위원장을 접견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언급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비핵화를 한다면 체제 보장은 물론 제재 완화와 경제 보상까지 해줄 수 있다는 원칙적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폼페이오와 김정은)는 훌륭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했다"면서 "그날 대화는 깊이 있고 복잡한 문제와 김 위원장의 앞에 놓인 전략적 결정 등을 포함했다"고 언급, 비핵화 로드맵에 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음을 암시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회견에서 "한미는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로 약속했다"며 'PVID'를 비핵화 목표로 제시했다.

PVID란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을 '영구적인'으로 대체함으로써 강도를 높인 표현으로 해석됐다.

▲ 악수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최근 미 행정부는 공개 발언에서 'CVID'를 더 많이 사용하며 과거 기준으로 회귀하는 듯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오랜만에 다시 'PVID'를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강 장관은 같은 회견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 'CVID'를 성취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혀 폼페이오 장관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경상일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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