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17번 홀 전경. [AP=연합뉴스]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명물' 17번 홀(파3)이 올해도 여지없이 선수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의 17번 홀은 그린이 호수 속에 섬처럼 떠 있는 '아일랜드 홀'이다.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하면 공은 거의 예외 없이 물에 빠지게 되고, 그린 위로 공을 보내도 바운드가 크게 튀거나 하면 워터 해저드 행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03년 이후 최근 15년간 17번 홀에서 물에 빠진 공의 개수만 703개"라며 "해마다 평균 46.9개의 공이 워터 해저드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10일 개막해 2라운드까지 진행된 올해 대회에서도 선수들이 17번 홀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는 24차례, 2라운드 21차례 등 이틀간 45개의 공이 17번 홀 주위 물속으로 들어갔다.

최근 15년 평균 46.9개가 빠졌는데 올해는 2라운드 만에 거의 비슷한 수의 공이 물로 향한 셈이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사이에 대회 2라운드까지 가장 많은 공이 17번 홀 그린 주위 워터 해저드로 향한 기록은 바로 지난해로 48차례 '풍덩 쇼'가 펼쳐졌다. 그다음 기록이 바로 올해다.

2라운드까지 2위에 무려 5타나 앞선 단독 선두인 웨브 심프슨(미국)은 2라운드 17번 홀에서 공을 물에 빠트리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그는 11번부터 16번 홀까지 6개 홀 연속 버디로 신바람을 내다가 17번 홀에서 급제동이 걸렸다.

2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친 심프슨은 17번 홀 더블보기가 아니었더라면 이날 하루에만 10타 이상 줄일 수도 있었다.'

9언더파 135타로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5위 체선 해들리(미국)도 16번 홀까지 보기 없이 6언더파로 순항하다가 17번 홀 더블보기, 18번 홀 보기가 연달아 나오는 바람에 하루종일 좋았던 기분을 순식간에 망쳤다.

▲ 17번 홀에서 퍼트하는 심프슨. [로이터=연합뉴스]

17번 홀 버디는 출전 선수 144명 가운데 1라운드 21명, 2라운드 15명에 불과했다.

토니 피나우,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는 2라운드 17번 홀에서 두 차례나 공을 물에 빠트리며 7타 만에 홀아웃했다.

피나우는 바로 직전 홀인 16번 홀에서 이글을 잡고 기분 좋게 17번 홀에 들어섰다가 4타를 잃고 망연자실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시우(23) 역시 2라운드 17번 홀에서 공을 한 차례 물에 빠트렸다. 두 번째 티샷을 홀 가까이 보내 보기로 선방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경상일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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