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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 길을 묻다]도심 접근성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힐링공간 자리잡아(1) 도심 속 힐링의 상징,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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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22: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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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버른 중심상업지역(CBD) 인근에 38㏊ 규모로 조성된 로얄 보타닉가든을 찾은 방문객들이 친환경 녹지공간에서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식물연구소 검증…5만여식물 심고
계절별 각종 프로그램·이벤트 마련
일상생활속의 시민 휴식처로 자리
기후변화등 대비 생물다양성도 연구


한국에서 ‘정원’은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단어다. 실외 공간에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고 벤치를 놓으면 정원이 되지만, 우리는 이를 ‘마당’ 또는 ‘공원’이라고 하지 거창하게 정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울산 도심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의 둔치를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전남 순천만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폐수가 넘치던 죽음의 강에서 수질 1등급 생명의 강으로 거듭난 의미를 되살려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널리 알리고 관리해나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본보는 태화강이 주민들에게 없어선 안될 휴식공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찾고 싶어하는 친환경 생태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국내외 우수 정원을 둘러보고 태화강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 식물 연구소 역할을 하고 있는 국립 허브아쿠아리움.


호주 멜버른(City of Melbourne)의 중심상업지역(CBD)에서 약 2㎞, 도시 대표 교통수단인 트램으로 두 코스 또는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정원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은 중심가와 인접하면서도 광활했다. 곳곳에 피어난 야생화와 넓게 뻗은 잔디밭,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와 호수를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생겨놨다. 도심 속 힐링공간이자 계절별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원동력으로 보였다.

   
▲ 마을간 전통 이동수단을 재현한 ‘펀트’.


◇170여년 전 조성된 38㏊ 광대한 정원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은 유럽에서 건너온 초기 정착민들이 1846년부터 휴식공간으로 삼기 위해 조경작업에 나서면서 정원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정원이다. 멜버른 중심가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총 38㏊ 규모의 보타닉가든에는 5만여식물, 8500여종이 자란다. 해외종의 무분별한 식재로 고유종이 사라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정원 내 식물연구소 역할을 하는 국립 허브아리움의 철저한 검증을 거친 식물이다. 절반 이상이 호주 고유종이다.

보타닉가든에 따르면 지난해 약 160만명 가량이 방문했다. 하루종일 둘러봐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넓다보니 수많은 방문객이 있어도 띄엄띄엄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보타닉가든은 국비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내는 기부금을 이용해 정원을 보존·개발한다. 생물 다양성 연구, 수자원 보존, 식물 수집 등에도 쓰인다. 보타닉가든은 미래 기후변화를 전망하며 현재 심는 나무가 50년, 100년 뒤에도 생육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원예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본보 취재진이 보타닉가든을 방문한 지난달 정원 한켠에 자리잡은 호수에 작은 보트 한 척이 떠다니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보트에 오른 부부는 햇살을 받으며 뱃놀이를 즐기는 중이었다. 뱃사공이 선채로 긴 막대기를 이용해 운전하는 이 보트는 ‘펀트’(punt)로, 과거 강을 사이에 둔 마을간 이동수단을 재현한 것이다. 지금은 뱃놀이를 즐기려는 연인이나 특별한 프로포즈 이벤트를 준비하는 예비부부 등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보타닉가든은 방문자들이 신체적으로 또는 정서·정신적으로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각종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원예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부터 고교생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정원 설립, 식물 재배, 생태 조사, 조경 설계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원예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원생들은 교사의 설명에 따라 진행되는 정원 가꾸기 놀이였다. 이 프로그램은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의 교과과정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호주 원주민 문화 체험, 잔디밭 영화 감상, 정원 관람차 운영, 무료 정원 투어, 각종 전시회 등도 이뤄진다.

   
▲ 팀 엔트휘슬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 대표


[인터뷰]팀 엔트휘슬 멜버른 로얄 보타닉가든 대표
“도심 휴식처인 녹지를 지척에 둔 시민은 행운”


도심 속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녹지공간이 많다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행운으로 작용한다. 멜버른 중심가와 근접한 로얄 보타닉가든 팀 엔트휘슬(사진) 대표는 “방문자들이 자연과 연결돼 있다고 느끼고, 환영 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대도시 지역에서는 녹지가 흔하지 않지만 멜버른은 다르다”며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정원에서 방문객들은 특별하고 희귀한 식물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에 더 잘살기 위해 공원이나 정원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공기와 음식, 주거 공간, 복지 등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위해 식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팀 엔트휘슬 대표는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조경을 자랑하는 공간이자 가족 또는 친구, 연인, 동료와 함께 넓은 잔디밭에 모여 피크닉을 즐기는 공간인 동시에 야생동물에겐 조용히 가족을 키울 수 있는 비밀 공간이 될 수도 있다”며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고, 우리가 사는 지구도 보다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 글=이왕수기자 wslee@

사진=이왕수·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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