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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도 울산에 공유경제 입히자]공간 공유에서 경험·지식까지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진화(1) 쉐어하우스 통념 깬 英 올드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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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4  22: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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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면에서 기존 쉐어하우스의 통념을 깬 ‘올드오크’의 전경. 호텔 못지않은 최신식 설계가 적용돼 있다.

550여개 방 보유 세계 최대규모
입주자에겐 10㎡ 개인공간 제공
호텔·캠퍼스같은 공유공간 눈길
입주자들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
취미생활부터 공동 연구·조사까지
사업 확장·스타트업 창업 이어져


수년전부터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화두가 되고 있다. ‘하나의 제품(자산)을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형태’를 말하는 공유경제는 협력적 소비 또는 착한 소비로도 불린다. 2000년대 중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고착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저성장 국면 속에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은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불황에 일자리가 줄고,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소유 재산을 공유해 자원의 낭비를 막고 나아가 유휴자원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공유경제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청년창업 활성화, 인구감소 등의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울산에도 필요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직 공유경제가 걸음마 수준인 울산에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미래사회 변화에 보다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공유경제 사례를 살펴보고, 울산형 공유경제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일명 쉐어하우스라 불리는 주거공유는 주거비용 절감을 위한 경제적인 이유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타인들이 교류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려는 목적이 추가됐다. 많아야 5~6가구가 모이던 공유주택이 규모가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도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공유주택인 영국 런던의 ‘더 콜렉티브 앳 올드오크’(The Collective at Old Oak Common·이하 올드오크)가 그런면에서 대표적인 쉐어하우스의 사례로 꼽힌다.

   
▲ 올드오크 내 유일한 개인공간인 방의 모습.


◇공동생활에 新 라이프 스타일까지 제시

지난 4월9일 영국 런던 북서쪽 할리덴역 인근에 위치한 올드오크를 찾았다. 550여개의 방을 보유한 올드오크는 쉐어하우스의 통념을 깨부쉈다. 다소 낙후된 주거지역인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게 신식 호텔같은 외양을 자랑했다.

2015년 문을 연 올드오크는 영국 젊은이들이 비싼 집값과 물가에도 런던에서 살고 싶어한다는 지점을 파고 들었다. 특히 공동생활에 따른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올드오크의 특징은 공유공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화장실을 포함해 10㎡ 남짓의 방을 개인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이 공유공간인데 호텔 또는 대학 캠퍼스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1층 로비부터 워크숍 등을 열 수 있는 2~3곳의 이벤트룸, 도서관(독서실), 헬스장, 식당, 영화관, 사우나 및 마사지룸과 함께 층별로 공용부엌 및 식당, 세탁실, 슈퍼마켓 등이 마련돼 있다.

이런 공유공간들의 특징은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면서,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문화공간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공공요금, Wi-Fi 사용료와 주민세는 이용요금(월세)에 포함돼 있고, 2주마다 청소와 이불 빨래 서비스도 제공된다.

   
▲ 각 층마다 마련된 ‘다이닝룸’. 간단히 식사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유공간이다.


◇지역주민과의 커뮤니티 형성에도 주력

입주자들은 올드오크의 가장 큰 매력을 커뮤니티 모임으로 꼽는다. 하루 2~3개 정도의 커뮤니티 모임이 열리는데, 비슷한 직군 또는 관심을 둔 거주자들이 모여 연구를 하거나, 리서치 조사를 벌이고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등 생산적이며 창의적인 활동을 주로 한다. 이같은 모임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확장하거나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올드오크는 자신들의 좁은 공간에서의 커뮤니티 활동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주변 지역주민과의 커뮤니티 형성에도 주력한다.

공유공간 일부를 지역주민들의 회의실로 제공하기도 하고, 일부 이벤트 모임에는 지역주민들의 참여도 허용한다. 시설 일부를 개방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것이다.

   
▲ 거주자들이 연구나 독서, 작업 등을 할 수 있는 도서관. 멤버십카드를 가진 거주자만을 위한 공유공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울산지역은 지난 2015년 기준 ‘나홀로 가구’(1인가구)가 10만4000여가구로 전체 일반가구(32만3000가구) 중 약 4분의 1에 달했다. 2000년 4만3000여가구(일반가구 대비 13.9%)에서 15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만큼 1인가구 증가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물론 울산이 런던처럼 대학이나 사무직·전문직들이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올드오크 같은 형태의 대규모 쉐어하우스는 실정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만 베이비붐 세대 또는 실버세대를 겨냥한 실버 쉐어하우스 개념의 시설이나, 6개월에서 1년 정도 울산에 머무는 비즈니스 외국인 출장자와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노동자, 단기 여행자들을 위한 쉐어하우스, 울산을 비롯해 인근 부산과 양산 등지의 젊은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점형 쉐어하우스 개념은 충분히 논의될만한 부분이다.

   
▲ 에드 토마스 올드오크 커뮤니티 매니저

[인터뷰]에드 토마스 올드오크 커뮤니티 매니저
“우린 소통과 관계 통해 입주자의 성장 돕는 집”


“요즘 모든 세대에서 소통 부재가 심각합니다. 우리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면서 거주자들이 단순히 주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험과 소통, 관계를 통해 성장해나가는 것을 지향합니다.”

올드오크 커뮤니티 매니저 에드 토마스(사진)가 말하는 올드오크의 지향점이다. 물질적인 소유보다 경험 자체에 더 많은 가치를 두기 시작한 최근 젊은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녹여낸 공유주택이 바로 올드오크다.

그는 “단순히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차원으로의 접근방식이 아닌 거주하는 사람의 삶의 질을 서포트하는 측면에서 보통의 쉐어하우스와의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올드오크는 최근 또다른 실험을 준비중이다. 커뮤니티 활동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올드오크 거주자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론칭을 계획중이다. 앱을 통해 올드오크 내에 어떤 직업을 가진 거주자가 살고 있는지, 나와 관심사가 같은 거주자가 있는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설 내 공유공간 등의 사용 여부도 한눈에 확인 가능하다.

“단순히 아껴쓰고 나눠쓰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분야, 새로운 소득창출로서 공유경제를 활용하는 것이 올드오크의 철학입니다.” 올드오크가 단순한 쉐어하우스를 넘어 공유경제의 개념을 적절히 활용한 서비스 신산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이유다.

영국 런던 글=김준호기자 kjh1007@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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