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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CEO칼럼
[CEO칼럼]우리는 지진방재 어벤져스가 필요하다지진방재, 위험경고보다 대처에 방점을
전문지식에 바탕둔 현실적 대책 세우고
네트워크 협력체계로 함께 극복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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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5  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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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현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원장

영화 ‘어벤져스’의 인기가 높다. 지구를 위협하는 적이 등장하자 헐크,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슈퍼영웅들이 지구인들을 위기의 상황에서 구하기 위해 모여서 서로 협력하는 인간적 모습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11·15 포항지진은 규모가 5.4로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지진피해의 광범위함과 무서움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건물 피해에 대한 두려움과 향후 생활에 대한 불확실성을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지진으로 인한 불안감은 영화에서 지구를 위협하는 적들이 주는 강도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지진발생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건물 등 생활공간의 부실함에 대한 걱정, 지진 대비에 대한 막연함 등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포항지진 발생 당일 현장상황관리관으로 현장에 투입되었으며, 그 다음날부터 지진피해원인조사단을 구성해 수능시험장 긴급점검 및 안전점검을 수행했다. 현장 중심의 활동 중 주민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점검해서 위험하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조치를 빨리 해주어야지…”이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대답한 말은 “빨리 점검하고 포항시에 알려주어서 즉시 조치토록 하겠습니다”였다. 이는 지진방재 전문기관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주는 단상이었다.

어벤져스는 지구인을 대표해 위협적인 적과 상대하는 용기를 가졌다. 만일 어벤져스가 지구를 위협하는 적에 대해 설명만하고 상대하지 않았다면 어느 누구도 어벤져스에게 신뢰를 주지 않을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주민들은 “당신은 위험하다”는 말을 수 없이 듣게 된다. 이는 심리적 불안감, 경제적 손실, 일상적 활동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내가 위험하다는 말을 듣기를 원하지 않았으며, 그 대신 이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이고 안전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지진방재 전문기관들은 현장에서 불안에 떠는 국민들에게 지진위험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신속히 알려주는 소통능력이 있어야 한다.

어벤져스는 위협적인 적과 상대하기 위한 자기만의 특기가 있었다. 지진은 땅의 흔들림만이 아니라 지진 직후 건물의 붕괴, 이재민의 발생, 교통 혼란, 기초 생활의 어려움을 우리에게 주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직장의 어려움, 지역경제의 어려움 등 생활터전 환경의 어려움까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평상시에는 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지진방재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전문가들이 우리사회에는 있다. 지질학자, 지진학자, 구조공학자, 사회봉사자, 건설관리자, 정신치료학자 및 심리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사회학자 등 수 많은 영웅들이 모두 자기 전문분야에서 지진재난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내느라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전문분야의 특기를 살려 지진경험을 토대로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벤져스는 혼자가 아니라 여러 영웅들이 모여 협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민이 안심하기 위한 지진방재업무는 지진현상의 관측, 지진위험도 분석, 생활공간의 내진화, 사회적 대응역량 확보 등 다양한 업무가 체계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각 업무는 다학제적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위험을 파악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협력체계에서 마련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벤져스는 함께 웃고 걱정하며 공감을 하는 관람객이 있다는 것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11·15 포항지진 이후 전문기관의 역량제고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지진방재 전문기관 클러스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는 지진방재 전문기관들이 지역적으로 혼자서만 대응하는 것보다는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때 보다 현실적이고 신뢰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기획됐다. 지진방재 어벤져스가 필요한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심재현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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