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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찰청장 수사지휘권 관련 반론 기고문에 대한 재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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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6  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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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춘 울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장

지난 5월3일자 수사지휘권 관련 권오형 변호사의 반론 기고문에 대한 재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먼저 필자의 반론(4월23일자)에 대한 재반론을 환영한다. 지상논쟁이 발전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법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나의 견해가 영원불변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 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변경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아 왔다. 조직과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에 대한 논조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권 변호사의 기고문에서는 지방경찰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위법행위’ 운운의 과도한 표현이 있었다. 설령 의도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이는 경찰 전체의 명예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반론 기고문(5월3일자)에서 치안감 이상의 경찰청장 개별수사권 행사와 관련해 ‘경찰개혁위원회가 경찰청장의 개별수사권을 배제하는 권고안을 제시한 것에서 발제된 것이며, 논쟁은 그 대상인 원문의 취지를 정확하게 소개, 전달한 후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경찰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을 살펴보자.

권고안의 핵심은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기소·공소유지는 검찰이 전담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에 모든 권한이 집중된 현행 수사 구조를 경·검 상호 견제와 감시가 가능한 분권적 수사구조로 개편함과 동시에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헌법을 고쳐 검사에게만 주어진 영장청구권을 경찰에게도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경찰권 비대화나 수사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방안으로 경찰청장, 지방청장뿐 아니라 경찰서장을 포함한 관서장의 수사경찰에 대한 부당한 관여를 차단하기 위한 국가수사본부장 신설 방안을 권고한 것이다.

우선 권고안은 현행 법체계가 아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이후의 법체계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그 내용도 치안감 이상 경찰청장의 개별 수사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닌 경찰서장을 포함한 관서장의 수사에 대한 부당 개입 차단 방안을 제시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권 변호사는 지방경찰청장이 행사하는 구체적 수사지휘권의 법적 근거에 대해 형사소송법뿐만 아니라 경찰법 어느 조항에서도 근거를 두지 않고 있다고 하고, 경찰법 제24조 제2항 ‘이의 제기권’ 조차도 ‘개별 수사권이 있는 경무관 이하의 수사경찰 상호 직무에 대한 규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196조 제1항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를 규정한 조항일 뿐 경찰 내부의 수사지휘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치안감 이상인 경찰청장 또는 지방경찰청장은 사법경찰관이 아닌데 수사지휘를 할 근거가 있느냐는 것인데, 경찰조직에 대한 ‘경찰법’, 경찰관의 직무에 대한 ‘경찰관직무집행법’을 살펴보면 오해임을 알 수 있다.

경찰법에 규정돼 있는 지방경찰청장의 지휘권은 일반 행정업무 뿐만 아니라 구체적 사건의 수사에도 미치고 있음은 명백하다. 동법 제24조 제2항에서는 ‘국가경찰공무원은 구체적 사건 수사와 관련된 제1항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대하여 이견이 있을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여기에서 국가경찰공무원은 치안감 이상을 포함한 모든 경찰공무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범죄수사규칙’ 제13조 제3항에는 ‘지방경찰청장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위하여 소속 공무원 및 소속 경찰관서의 범죄수사에 대하여 전반적인 지휘·감독을 하며, 그 책임을 다한다’라고 더욱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서 야당과 언론 등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수사지휘를 공격하는 이유도 개별사건에 대한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지방청장 이상의 경찰공무원이 개별사건에 대한 구체적 수사지휘만 빼고 나머지에 대해서만 지휘·감독 하라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수사기관의 총괄책임자로서 행정업무든 범죄수사든 지휘·감독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상식이다. 상식에 어긋나는 법해석이 가능하게 만든 건 현행 형사소송법 탓이다.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기보다는 시대적 과제인 형사사법체계의 재설계에 좀 더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박정춘 울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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