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예회관 내달 3일까지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전

팝아트·카툰등 다양한 장르

27명의 작가 작품 75점 선봬

▲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전이 17일 울산문예회관 1전시장에서 개막했다. 전시 첫 날 방문객들이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고 있다.

누구나 ‘삼바’하면 화려한 색상의 의상을 입은 라틴아메리카 댄서들의 열정적인 춤을 떠올린다. 20세기 초 등장해 전세계를 휩쓸고 한국에도 열풍을 일으켰던 삼바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라틴아메리카를 친근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삼바를 빼고 나면 라틴아메리카는 다시 낯설고 먼 이웃이 된다.

라틴아메리카의 예술작품들이 바다를 건너 한국, 그것도 울산에 도착했다. 그동안 열린 해외작품 전시회가 주로 유럽과 아시아 미술 위주였다면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17일개막한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전은 27명의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의 작품으로만 구성된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쿠바, 콜럼비아, 칠레 등 중남미 작가 27명의 작품 75점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탱고와 삼바의 강렬하고 파워 넘치는 춤사위처럼 강렬함과 독특함으로 무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추상주의 작품에서부터 팝아트, 카툰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전전을 가장 먼저 찾은 방문객은 유치원생들이었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미술관 안으로 들어선 유치원생들은 곧장 벽면에 2열로 늘어선 에두아르도 사나브리아의 카툰 작품 앞으로 모여들었다. 아직 말도 서툰 아이들이 작품 앞에 삼삼오오 모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조용히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은 또 다른 작품처럼 다가왔다.

쿠바 출신 중국계 사탕수수 이민 3세인 작가 훌로라 훵의 작품 ‘바람의 향기’는 낯선 듯 그러나 왠지 모를 익숙함을 지니고 있어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훌로라 훵은 작품 속에 한자인 뫼(山), 물(水), 나무(木) 등의 한자를 오브젝트로 등장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틴아메리카 작품 속에서 발견한 동양의 향기에 발걸음이 오래도록 떨어지지 않는다.

쿠바 출신 더 머저의 작품은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오브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의 작품은 커다란 당구대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당구대 구석에 몰린 당구공들은 인구가 밀집해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남아메리카를 상징한다. 반면 멀리 떨어진 당구대의 하얀 공 하나는 부유한 북아메리카를 상징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 속에 남아메리카의 현실을 그대로 담아낸다.

총 75점의 작품을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미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라틴아메리카의 독특한 지역적 특수성과 역사적 배경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전문해설사인 도슨트(Docent)를 배치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전은 17일부터 6월3일까지 18일간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만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