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경영위기·내부 혼란...정면돌파 의지로 읽혀

▲ 현대자동차 노조가 2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2018년도 임협 투쟁 출정식을 갖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올해 본격적인 임금협상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노조가 공세적 교섭으로 여름휴가 전 타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영 위기를 이유로 임금동결을 요구하는 회사에다 최근 내부 임원 및 간부의 도덕성 논란까지 악재가 겹친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23일 임금협상 승리를 위한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서 하부영 노조 지부장은 “회사는 경영 위기와 영업이익 하락의 책임을 조합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지난해 임단협을 부족하게 마무리한 만큼 올해는 내부 혼란을 빨리 수습하고 반드시 승리해 조합원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현장조직과 사업부대표 등이 공동대자보 형식으로 논란에 휩싸인 노조 임원 및 간부들에 대한 현장복귀 요구와 관련해서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관리감독 총책임자로서 사과드린다. 규율위 결과대로 해당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더이상의 혼란과 갈등은 2018년 투쟁을 하면서 사측만 이롭게 만들어줄 것이다”며 “이 사건으로 사퇴하지 않고, 2018년 투쟁에 전념하겠다. 혼란을 빨리 수습하고 투쟁에 매진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앞서 경영 위기상황임을 강조하며, 임금동결안을 제시한 가운데 노조는 이날 출정식을 시작으로 투쟁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 지부장은 이날 출정식에서 주간연속2교대제 8+8시간 완성 등 노조 요구안과 관련해 회사의 결단이 없을 경우 매달 31일(또는 30일) 휴무 선포, 특근중단 등 회사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또 올해는 조합원을 앞세운 촛불집회 방식을 도입해 투쟁 동력을 끌어모으겠다는 방침이다.

하 지부장은 “모든 투쟁 방침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해 하계휴가 전 타결을 목표로 할 것이다”며 “타결이 안 되면 더 큰 투쟁을 준비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대비 5.3%(11만6276원·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 순이익의 30% 지급(주식 포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전 직군 실제 노동시간 단축, 수당 간소화 및 임금체계 개선, 해고자 원직복직, 고소고발·손배가압류 철회, 산별임금체계 마련을 위한 금속산업 노사공동위원회 구성, 조건없는 정년 60세 보장 등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특히 금속노조가 제시한 올해 기본급 인상 요구율(7.4%)에서 자체 인상 요구율(5.3%)을 뺀 나머지 2.1%(3만470원)를 사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기금으로 조성해 이 기금으로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보장하고, 협력사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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