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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름다운 병원,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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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8  22: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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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혜숙 울산시 남구 달동

인간에게는 종류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욕구’(欲求)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철학자 에리히 셀리그만 프롬(Erich Seligmann Fromm)은 소유욕구(所有慾求, To have)와 존재욕구(存在欲求,To be)를 말하면서 인생을 더욱 즐기고 보람과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욕구를 더욱 많이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극히 공감이 가는 말이나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는 말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이 존재욕구가 나이가 들어서 나타나며 이때 이것을 추구할 수 없으면 불행해 진다는 것이다.

나는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셔놓았다. 요즘은 인식이 많이 변했지만 전에는 요양병원에 모시는 것을 현대판 고려장으로 생각하여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었고 나 역시 약간의 그런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어머님을 모셔놓고 불안한 마음에 자주 찾아가서 위생은 청결한 지 식사는 어떻게 나오는 지 또한 건강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가지는 지를 남모르게 살피곤 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기우였다. 실내는 언제나 깨끗했으며 식사는 영양사의 철저한 식단 관리로 집 못지않게 좋았으며 목욕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었다. 또한 의사 선생님 및 간호사께서 수시로 건강 체크를 하고 있었기에 이제는 마음을 놓았으며 오히려 방문 횟수가 전보다 많이 줄었다. 나보다는 병원 동료 분들과 더 친하게 지내는 것이 당신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이번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들고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뜻밖의 광경을 보았다. 수많은 노인 분들이 1층 복도에 나와 앉아 계셨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어버이날 기념 공연이 있다고 한다. 어머니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나도 관람객이 되었다. 나는 봉사단체에서 하는 그런 간단한 공연이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원장님께서 직접 노래도 하시고 어느 직원 분께서는 각설이 분장으로 노인 분들을 웃음 짓게 만드셨다.

많은 분들이 박수를 치시며 즐거워 하셨지만 무엇보다 아흔이 넘으신 나의 어머니께서 환하게 웃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했다. 원장님을 필두로 하여 이사님, 간호과장 및 전 직원들이 합심하여 어버이날 맞이 감사의 행사를 정성을 들여 베풂과 아울러 존재욕구까지 채워주시니 지켜보는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감사하고 눈물겹도록 고마울 따름이다.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근자에 요양병원의 실태를 고발한다 하여 부정적인 모습들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데 심신이 아픈 환자들을 위하여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고쳐야 할 것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으나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직원들이 노인 분들을 성심으로 모시는 그 아름다웠던 병원만큼은 말이다.

세조는 늘 병환에 시달렸기 때문에 팔도의 명의란 명의는 모두 접해보고서는 환자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좋은 의원과 나쁜 의원을 나누었는데 그 으뜸으로 심의(心醫)를 삼았다. 심의(心醫)는 환자로 하여금 마음을 늘 편하게 함으로써 병을 고치는 의원을 말한다. 모든 것이 마음으로부터 온다고 했으니 그 마음을 잡는 것이야 말로 으뜸이 아닐 수 없다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그날 그 요양병원에서 받았던 웃음과 감동이 바로 심의(心醫)라는 생각이 들어 몇자 적어본다.

최혜숙 울산시 남구 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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