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문화부 기자

본보에서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간 울산의 청년예술인들을 소개한 연재물 ‘울산청년문화열전’이 끝났다. 그간 취재를 위해 20여명에 이르는 청년예술인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양한 장르 만큼이나 개성있는 청년들 중에서는 해외나 서울에서 활동하다 고향인 울산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들도 더러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통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술인 지원사업이다. 인터뷰에 응했던 예술인들 중 대부분이 개인 혹은 단체로 문화기관의 지원사업을 수행한 경험이 있었다. 청년예술인 뿐만 아니라 지역의 예술단체들도 다양한 예술인 지원사업에 신청을 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사업이 예술인들이 원하는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어느 순간 그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지원사업의 기준에 맞춰 예산을 집행하고,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이들이 원하는 예산집행이 지원사업 기준에 맞지 않거나 항목에 없으면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방향을 전환하거나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지원사업에 얽매여 자유로운 창작활동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분명 예술인 지원사업은 재정적 기반이 취약한 문화예술 단체들에게 필수적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없이 자체 예산만으로 순수예술, 창작공연 등을 제작하고 공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예술인 지원정책을 무조건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받는 예술인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한길을 걷고 있는 청년예술인들의 열정이 쉬이 사그라들지 않도록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시련은 꽃이 더욱 뿌리를 깊게 내리고, 한층 성숙한 꽃망울을 틔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울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오늘도 ‘문화’라는 씨앗을 뿌리고 있는 그대들을 응원한다.

이우사 문화부 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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