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어른들은 몰라요, 요즘 청년문화

▲ 홍지윤 청춘문화기획단장

현재 지향적 삶에 가치 두고
인터넷등으로 정보 빨리 얻어
재미있는 문화 공유·확산시켜

젊은이들 생각에 대해 자신과 맞지 않다고 역정을 내시거나 배척하는 어른을 만날 때가 있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기획할 때, 실패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견된다. 분명 그들도 청년기를 보내며 웃세대들과의 괴리감에 당황한 경험이 있을텐데, 왜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그래서 이번 회에는 세대간의 이해를 돕기위해 우리 청년문화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요즘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기록방식이 다르다. 청년들은 요즘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먹는지,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를 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세대다. 기성세대는 지인들이 맛있다고 입소문 난 음식점에 가지만, 청년층은 SNS에 ‘좋아요’와 댓글이 많은 음식점을 간다.

이같은 차이를 각종 문화행사를 대하는 방식에 대입하면, 축제현장에서 관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지 않고 있다면 실패한 콘텐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만큼 행사에 관심이 없고 재미없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재밌는 콘텐츠가 있으면 청년들은 스스로 알아서 너도나도 공유와 확산을 시킨다. 따라서 청년들의 문화에는 적절한 위트가 가미된 ‘병맛스러운’ 엽기 콘셉트를 더하는 경향, 즉 B급 문화까지도 하나의 트렌드로 간주한다. 이런 과정에서 ‘대한민국’을 ‘머한민국’으로, ‘멍멍이’를 ‘댕댕이’로 부르며 기존의 방식이나 문화를 재탄생시키며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확대하고 재생산하게 된다.

또 요즘 청년들은 디지털네이티브, 즉 디지털원주민이라고도 한다. 방안에서 인터넷을 보는 것이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이를테면 TV보다 표현의 방식이 자유로운 유튜브를 자주 접하고 있으며, 늘 인터넷 세상과 연결돼 있다보니 기성세대들 보다 오히려 각종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인다. 이들은 SNS를 통해 사회 문제와 현상을 주제로 댓글토론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종종 성숙하지 못한 댓글때문에 눈살을 지푸리는 일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 다른 이의 공감을 얻는 일도 많다.

요즘 청년들은 어려운 시기를 헤치며 미래사회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생활해 온 기성세대와 성장배경부터가 다르다. 먼 미래에 방점을 두기보다 현재 지향적인 삶의 태도에 가치를 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려고 한 기성세대와 달리, 현재를 즐기며 돈이 생기면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여행이나 취미생활에 초점을 맞춰 살고싶어 한다. 그리하여 나온 것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나 YOLO(You Only Live Once)와 같은 신조어 일 것이다. 주5일제·칼퇴근이 정착되며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만연해 질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으로 인해 한 가정에 한 두 명의 자녀들만 두는 것이 보편화됐다. 관계 속에서 권태로움을 느낀다는 말이 있듯이 젊은이들이 인간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직장 사람들과 끈끈한 정을 나누는 것을 기피하며, 회식을 피한다. 관광과 문화소비 역시 혼자하려는 경향이 점점 늘어난다.

그 밖에도 청년층 문화를 대변하는 현상이 많이 있지만, 전부 열거하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할 것은 청년들도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는 것이다. 직함을 앞세우는 어르신보다 눈높이를 맞춰주는 ‘공감대왕 어르신’을 뵙기를 바라고 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과 함께 재미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대의 멋진 어르신들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

홍지윤 청춘문화기획단장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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