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도 통하는 내용 담긴 지방행정 실무서

지방선거 앞두고 의미 새롭게 다가와

▲ 목민심서 - 정약용/창비
올해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완성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더군다나 목민관에 해당하는 지방 공직자 선거,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 온 마당에 그 의미가 더 새롭게 다가온다.

다산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었다. 타락한 제도와 부패한 벼슬아치로 인해 백성들이 큰 고통에 시달리고 반상의 구별이 당연했던 그 시대에 그는 백성이 근본인 세상을 꿈꿨다. 그 과정에서 실용적인 그의 학문과 정치사상이 완성되었다고 하겠다. 정약용의 비판정신이 민중의 아픔을 본인의 일로 느끼며 고뇌하는 과정 속에서 개혁적 사고로 연결되고 실제적인 사상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그의 정신이 오늘날 사회의 개혁과 국가의 역할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든든한 좌표로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가 될 것이다.

<목민심서>를 다시 쓴 저자들은 많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책, 청소년을 위한 철학서, 소설로 엮은 새로운 창작물, 핵심 내용만을 추려 쓴 간추린 도서 등. 그 중 오늘 다시 펼쳐 든 <목민심서>는 여러 분야 학자(다산연구회)들이 10여년 간 책을 연구한 끝에 <역주 목민심서>를 출간한 뒤 이를 다시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일이 쉽게 읽도록 새롭게 펴낸 것이다. 그렇게 나온 책이 벌써 10여년이 더 지났지만 스테디셀러 리스트 속에서 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방행정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책 속 내용은 다분히 실무적이고 기능적인 내용이 많다. 백성을 중심에 두고 정치제도의 개혁과 지방행정의 개선을 도모한 다산의 혜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난다. 특히 당대의 실상과 관행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병폐의 원인을 찾고 치유책을 고민하는데 있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일반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다산의 자주와 역주는 원뜻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독성과 이해도를 높히기 위해 빼거나 글 속에 풀어 넣었다.

다산은 지방수령에 대해 “덕이 있어도 위엄이 없으면 잘할 수 없고, 뜻이 있어도 밝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고 했다. 제 한몸 착하더라도 아전을 통솔할 위엄이 없으면 잘할 수 없고, 선정을 베풀려는 뜻이 있더라도 일을 처리하는 명석함이 없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 유권자들 모두가 새겨야 할 말인 것 같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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