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특별취재본부 기자
본보에서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을 비롯한 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의 문화공약을 점검하고 있다. 최근 울산 경제가 악화되면서 경제와 일자리, 복지 등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화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분야다.

특히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등이 대두되면서 많은 이들이 퇴근후 문화여가생활을 중요시하고 있다. 문화부 기자로서 후보자들의 문화공약 점검한 결과 수많은 공약들 중 ‘문화’는 없었다. 일부 후보를 제외하곤 문화와 관광을 합친 공약을 뭉뚱그려 보내왔으며, 문화공약에 포함된 내용을 보아도 문화시설을 새로 짓겠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선거캠프에서는 문화공약이 없다는 솔직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문화공약이요? 사실 문화와 관련된 별도의 공약이 없는데, 후보님과 상의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구체적인 추진방향과 재원확보 방안도 없는 한줄짜리 문구에 지나지 않는 공약들을 내세웠다.

문화정책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없을 뿐더러 단순히 문화시설만 지으면 주민들이 좋아할 것이라, 품격있는 문화가 저절로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를 소홀히 대하는 지방선거 후보자들 공약을 보고 있자니, 울산시민들이 문화예술에 늘 허기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지금의 정치인들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는 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시장이 되고, 구청장과 군수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그러면 그들이 내걸었던 한줄짜리 문화공약은 해당부서 담당 공무원에게 완수해야 할 과제로 떠맡겨진다.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지금 후보자들이 새로이 참신한 문화공약을 개발하길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당선자가 된다면 지역주민들의 문화여건 향상을 위해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이우사 특별취재본부 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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