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바친

순국선열·호국영령 숭고한 희생

고귀한 나라사랑정신 잊지말아야

▲ 이호진 세민병원 부원장
해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라 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과 애국의 마음, 숭고한 헌신의 뜻을 추모하는 기간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호국보훈의 참뜻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호국보훈에서 호국(護國)은 나라를 지킨다는 뜻을 가진 단어이고, 보훈(報勳)은 공훈에 보답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나라를 목숨으로 지켜낸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꼭 특별한 날이 되어야만 떠들썩하게 국가유공자를 위해야 한다고 너도나도 목소리를 높이고, 6월이 지나가면 국가유공자를 향한 존경과 예우의 마음은 희미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6월에는 현충일인 6월6일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6월25일, 제2연평해전이 일어났던 6월29일까지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마음가짐을 단단하게 만드는 기념일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기념일이 될 때마다 조기를 게양하고, 국립현충원, 각 지역에 소재한 충혼탑 등 여러 곳에서 추념식이 개최된다. 그러나 추념식에 참석하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호국보훈의 달이 일깨우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애국정신의 함양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러한 추념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태극기의 게양 여부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무관심이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오늘의 우리를 존재하게 만들었고, 오늘의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국토를 목숨으로 지켜낸 이들을 위해 아주 잠깐의 시간을 내어 태극기를 다는 일조차 실천하지 않는다는 것은 호국보훈의 달이 가진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는 안타까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호국보훈의 달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국가유공자를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달이다. 하지만 현충일이나 6·25 한국전쟁 등과 같이 반드시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야 하는 날이, 단순히 공휴일,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념일로만 인식되고, 호국보훈의 달에만 개최되는 국가유공자를 위한 연례행사의 수준으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우리의 땅과 우리 국민들을 지켜낸 국가유공자의 고귀한 나라사랑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고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은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리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존귀한 나라사랑의 마음과 희생정신을 이어나가면서 대한민국을 부강하고 평화로운 나라로 만들어가는 것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일 것이다. 부디 호국보훈의 참뜻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작은 일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6월에만 호국보훈의 마음을 외치고 공론화할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우리 스스로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호국정신과 숭고한 나라사랑의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나가는 것은 목숨과 맞바꾸어 지켜낸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국가유공자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 되어주고, 평화로운 나라를 우리의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어줄 것이다.

이호진 세민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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