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로 나타난 국민들의 표심은
한반도 평화 위한 역사적인 첫걸음이
단단한 성과로 이어지길 원하는 바람

▲ 서수철 국제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교수

2018년 6월 우리 한반도에 천지개벽의 기운이 왕성하다. 70여년 동안의 팽팽한 적대적 분위를 일신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12일의 북·미정상회담은 세계사적 의미가 크기도 하지만 현실적 위험속의 당사자인 우리에게는 실로 꿈같은 평화의 여정의 시작이다. 성급한 사람들이 합의문의 모호성과 구체적이지 못함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이게 어디 단번에 갈 수 있는 길인가? 관련 국가와 세력들의 이해관계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어떤 형태로 변질될지도 예측난망이다. 당사국인 우리와 북한, 그리고 미국의 입장과 이해도 단순할 수도 명쾌할 수도 없다. 소위 말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는 반드시 이루어야할 조건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간단치 않은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 70년에 걸친 뿌리깊은 적대관계를 한두 차례 정상회담으로 일거에 해결하라고 주장한다면 그게 바로 억지이다.

비핵화는 빨리 시작 될것이지만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은 10여년전에 핵사찰 방식을 두고 마찰을 빚다가 비핵화의 논의가 실패한 기억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경험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은 어느때보다 창의적인 여건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당사국들의 희망과 태도가 절실하다는 것, 그러면서도 실효적인 단계를 차근차근 거치겠다는 의지가 있어 성과가 기대 되는 것이다. 작은 성과라도 도출하려면 우리 정부는 모든 관련세력들의 의도를 섬세하게 파악하고 짐짓 여유와 시간을 두고 확인 또 확인해야한다. 성급하게 결론내리거나 일방의 승리를 강요하다보면 어느 순간 일을 그르치게 된다.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6·13지방선거에서 우리 국민이 야당을 버린 것은 종북프레임으로 평화에의 여정을 폄하하는 막말들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통치에 적합하지도 못하고 엘리트이지도 않으며 현 정부와 건전한 논쟁을 할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이 야당에 절망한 까닭을 지금도 깨닫지 못하고있는 듯하다.

공산당 독재자의 손자이고 아들인 김정은이 한밤중에 싱가포르 시내투어를 했다고 한다. 독재자는 탐욕스러운 영혼으로 아무데도 여행할 수 없고 다른 자유로운 사람들이 보고싶어 하는 것을 구경할 수도 없어 여행으로 뭔가 좋은 것을 본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산다고 했는데…. 김정은의 외부문화에 대한 개방성은 그의 선대들과 구분짓는 큰 특징일 수 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선 것 아닌가?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이처럼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앞으로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과정에 또다시 이견과 마찰이 있을 수있지만 큰 틀을 깨지않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하다. 역사적인 첫걸음이 보다 단단한 성과로 이어지도록 다함께 북한을 주시하고 비핵화 압박을 이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의 뜻이 바로 하늘의 뜻이라고 했다. 사상 처음으로 울산과 부산,그리고 경남의 지방정부를 바꾸어준 깊은 뜻을 각급 선거 당선자들은 진심 무겁게 받아들여야한다. 집권 여당의 가는 길에 힘을 보태고 더욱 진중하게 살펴서 일하라는 뜻이다. 오만하지 말고 더욱 신명을 바쳐 평화의 여정을 쉬지말고 헤쳐나가야 한다. 선거판의 현란했던 말들로 지방정부의 개혁을 유야무야하게 이끈다면 큰 화를 자초할 것이다. 시민의 삶에 실효적인 개선을 시민의 직접 참여를 통해 이루어 갈때 침체되었던 지방의 기운이 살아날 것이다. 활력이 가득한 지방정부들의 약진이야말로 중앙정부의 분발을 촉구하고 그 힘의 원천이 된다. 그래야만 지금 2018년 6월 한반도에 가득한 천지개벽의 기운이 우리에게 축복이 될 수 있겠다. 우리 울산도 이 기운의 한가운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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