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거-울주군 2626표 최다
기초단체장-남구 6092표 달해
정치불신·보수층 실망감등 원인

 

‘투표장엔 왔지만 정작 남구청장으로 찍을 후보는 없었다.’

지난 13일 치러진 울산지역 선거 개표 자료를 분석하면 이같은 상황이었음을 알 수 있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울산시장 선거에서 지역 전체 무효 투표수는 1만672표로 집계됐다. 투표장에 오고도 사표를 행사한 유권자 수이기도 하다.

5개 구·군별 시장 선거 무효 투표수를 보면 울주군이 2626표로 가장 많고 중구(2465표), 남구(2445표), 동구(1850표), 북구(1286표) 순이다.

 

투표자 대비 무효 투표율을 보면 울주(2.29%), 동구(2.13%), 중구(1.92%), 남구(1.38%), 북구(1.23%) 순이다.

기초단체장 선거 무효 투표수를 보면 중구 2576표(2.01%), 동구 1712표(1.97%), 북구 1761표(1.69%), 울주군 2732표(2.38%)로, 시장 선거 무효 투표수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남구의 경우는 다르다. 남구 유권자 중 시장 선거에서 무효표를 던진 인원은 2445명이지만, 남구청장 선거에서 무효표를 던진 인원은 6092명으로 2.5배 증가했다. 역대 남구청장 선거(제1~7회) 중에서도 이번에 가장 많은 무효표가 나왔다.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해 시간을 들여 투표장에 갔지만 남구청장으로 찍을 후보를 찾지 못해 무효표를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출마해 일명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울산 교육감 선거의 각 구·군별 무효 투표수를 보면 남구만 유일하게 교육감 선거에 비해 기초단체장 무효표가 더 많았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로 남구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볼 수 있다.

집권정당의 거센 바람이 몰아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 향하는 분위기였지만 민주당 김진규(당선인) 남구청장 후보의 경우 선거공보에 허위학력을 게재한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발됐다는 소식이 선거 직전 들려오면서 일부 사표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자유한국당이 배출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등으로 인한 보수층의 실망감도 한국당 서동욱 후보에게로 향하지 않고 사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 선거 기준으로 4년 전엔 4만3727표의 무효표가 나왔고, 8년 전엔 5989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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