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 알린 첫 작품…오늘 울산도서관서 북콘서트

우리사회 지난 세태 실감나게 그린 성장소설

▲ 새의 선물-은희경/문학동네
소설가 은희경 작가가 19일 오후 2시 울산도서관에서 ‘소설 읽는 기쁨’을 주제로 북콘서트를 연다.

국내 문단의 중견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그는 20여년 전부터 장·중·단편의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그의 소설은 사랑소설, 연애소설이 많다. 잘 읽히고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유머가 아닌 진한 페이소스를 품고있다. 서사 진행 과정 중 독자들의 옆구리를 툭 치듯 생에 대한 단상을 불쑥 날려준다. 사랑을 방해하는 가장 큰 악재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새의 선물>은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첫 작품이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은희경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돼 등단했으나 그 때만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후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것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며 드디어 날개를 달았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로도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연거푸 수상했다.

소설은 삼십대 중반을 넘긴 주인공 ‘나’가 자신의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외할머니와 사는 ‘나’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애증의 실체를 엿보거나 사람 사이의 허위를 들추어낸다.

남의 속내를 예리하게 간파해내는 날카로운 ‘나’의 시선은 스스로에게까지 적용된다. 다소 과장된 캐릭터와 유머러스한 상황 설정에서 벗어나 날카로운 서술자의 시선에 포착된 ‘군상’들을 주목할 만하다.

주변과의 연대와 엿보기, 자기반성, 학습을 통해 인간 성숙의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자 우리 사회의 지난 세태를 실감나게 그려주며 우리에게 여전히 ‘소설 읽는 기쁨’을 안겨준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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