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확대 계획에 中 네티즌 "새 조차지", "일국양제" 비난

▲ 하이커우 해변의 관광지 개발[로이터=연합뉴스]

대대적인 관광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하이난(海南)성이 페이스북 등에 접속할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 전용구역을 개설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 네티즌들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23일 중신망에 따르면 하이난성 정부는 하이커우(海口), 싼야(三亞) 두 관광도시에 외국 관광객 전용구역을 설치,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정상적으로 접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이들 3개 사이트와 함께 구글, 인스타그램 등은 중국 본토와 하이난에서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에 막혀 접속이 이뤄지지 않는다.

하이난성 당국이 이 전용구역에 특수 와이파이(Wi-Fi)를 설치할지, 국부적으로 방화벽을 개방할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이난성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일류의 국제화 리조트 명승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태국 방콕과 스페인 마요르카 등 관광지를 벤치마킹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리조트와 열대 해변을 보유한 하이난성은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관광지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주도로 중국 최대의 자유무역지대 창설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하이난성의 이 계획은 중국 내에서 중국인에게 박탈된 권리를 외국 관광객들만 누릴 수 있게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네티즌은 외국인만 권리를 누리는 이 계획이 과거 상하이 조계(租界) 내에 설치된 '중국인과 개는 출입할 수 없다'고 한 안내문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에서 시행되는 또 다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011년 하이난성을 2020년까지 세계 일류의 국제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아직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난성에 온 관광객은 111만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하이난성 정부는 남은 3년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관광객 수를 200만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외국인 전용구역 설치와 함께 국제직항 노선 확대, 외국인 비자 면제, 도착비자 제도 도입 등 제도를 내놓았다.

관광 활성화 계획에는 택시기사가 빈랑나무 열매를 씹거나 조리(발가락에 끼워신는 샌들)를 신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골프, 요트, e스포츠, 자동차경주, 경마 등의 도입도 검토하기로 하고 테마파크, 호텔 등의 외국인 지분제한의 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관심이 큰 카지노 개설허용과 관련된 계획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이난성 정부는 또 2020년까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동남아 지역 외국인에게 취업비자 발급을 확대해 외국인 직원 5만명을 영입하기로 했으며 외국인 유학생도 3천500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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