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울산이 어떻게 될까?” 요즘 들어 부쩍 많이 받는 질문이다. 2012년 수출 1000억달러 시대를 개막하면서 ‘장밋빛’ 일색이었던 울산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그만큼 몰리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2013년부터 내리막세로 접어든 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수출은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또 퇴조기미를 보이고 있는 주력산업은 근본적인 경쟁력을 되돌아보게 한다. 자동차와 함께 울산경제 및 고용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는 조선업의 위기는 더욱 그렇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채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사정에 따라 문을 닫는 공장과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근로자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 지역경제사정도 덩달아 악화되고 있다. 근로자들의 주머니에 희비가 엇갈렸던 자영업자들은 아예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이다.

‘수주절벽’에 시달렸던 현대중공업이 끝내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1983년 공장 준공 이래 처음이다. 회사측이 ‘일시중단’을 내세우고 있지만 언제까지일지는 짐작조차 어렵다. 2014년 7건을 마지막으로 뚝 끊긴 해양플랜트 수주가 좀처럼 이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에 8월부터 해양공장에서 일하는 5600여 인력이 일손을 놓아야 한다. 또 한차례의 커다란 회오리가 몰려오는 느낌이다. 고용불안은 물론이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항간에서는 “이러다가 울산이 망하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 위해선 빠른 시일 내에 해양플랜트 수주가 필요한데,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값싼 노동력을 보유한 싱가포르, 중국 등의 경쟁력에 밀려 수주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공장 가동을 위해 저가수주에 나설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여기에다 서로 책임을 떠 넘기는 노사간 집안싸움도 보태고 있다. 강환구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지금의 고정비로는 수주가 쉽지 않다. 위기극복 방법은 비용을 줄이는 것뿐이고 노조의 무책임한 투쟁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감이 끊긴 책임을 노조에게 돌린 것이다. 반면 노조는 경영진이 발생시킨 손실과 하청 양산으로 인한 품질저하 등을 공장 가동중단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동상이몽(同床異夢)’ 그 자체다. 노사가 뼈를 깎는 자기 희생을 전제로 한 가격경쟁력 회복방안을 마련, ‘총력수주전’에 나서도 부족할 판에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보여주며 향후 더 큰 갈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현대중공업은 어떻게 될지, 그리고 울산은 또 어떨지, 걱정만 더해진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